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참석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MB와 만찬서 사과
당청갈등 일시 봉합
당청갈등 일시 봉합
“다 잘못했다.”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권유했던 결정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당·정·청은 공동운명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정 후보자 낙마 사태와 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문제 등으로 불편해진 당-청 관계가 회복될지 주목된다.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23일 저녁에 마련된 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에게도 당일 오후께야 통보됐다. 만찬은 막걸리를 곁들여 저녁 6시30분부터 2시간30분가량 이어졌다. 여당에선 안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심재철 정책위의장이,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동참했다.
만찬 들머리에선 이 대통령이 당에 불만을 표시해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한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이 좀 화가 나 있었고, (그의) 마음을 풀기 위한 자리였다”며 “대통령이 지난 몇가지 문제에 관해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당에서도 좀 그런 부분을 헤아려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10일 정동기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하자 청와대는 유감을 표시했고, 26일 예정됐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회동을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다 잘못된 일이다. 심기일전해 잘하자”며 사과한 뒤 “대통령이 빨리 이런 자리를 마련해 풀어줘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당·정·청은 공동 운명체로 무한책임을 진다”며 참석자들과 함께 정권 재창출을 이루자고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 안에선 지도부의 사과가 엉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결함이 많은 정동기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한 것은 한나라당으로선 정당방위였다”며 “민심에도 역행하지 않고 정당방위를 한 것을 두고 잘못했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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