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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강남 60대 남자 “김종훈, 무조건 이쪽이야 껄껄”

등록 2012-03-25 20:23수정 2012-03-25 23:05

[4·11 총선 현장] 강남벨트 한-미FTA 두 전사, 제대로 맞붙다
“인물은 정동영도 훌륭하지만 여기선 여당이 많이 돼”
김후보 새누리당 어깨띠 두르고…정후보 정장차림만
“상대가 내가 아니었다면 김종훈을 내보냈겠어요?”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강남을)는 25일 서울 강남을 지역 선거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선거’로 비치는 원인이 새누리당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정 후보 공천이 확정된 엿새 뒤에 김종훈 후보를 공천했다. 노무현 정부 협상대표, 이명박 정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협상을 주도한 김종훈 후보는, 최근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투쟁의 최전선에 서온 정동영 후보와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다. 정 후보에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한 50대 남성은 “강남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진보라 해도 경제는 보수라서 에프티에이도 찬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가족과 함께 강남의 한 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신도들은 대개 환영 인사를 건넸지만, 정 후보와 인사를 나눈 한 60대 여성은 “이 지역은 아무래도 여당(새누리당)이 많이 되잖아요. 인물이야 정동영도 훌륭하지만…”이라며 기자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전주 덕진에서 민주당 불모지인 강남으로 지역구를 옮긴 정 후보는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김종훈 후보는 이날 오전 일원동 성당 앞에서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한 60대 남성은 김 후보에게 “이쪽이야, 무조건!”이라며 껄껄 웃었다. 김 후보 쪽이 명함을 건네자 “이런 거 받을 필요도 없어. 새누리당이 어쨌든 많이 돼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훈 후보는 ‘데뷔전’을 치르는 정치 신인이다. 선거 경험이 전무하다. 김 후보의 곁에는 공보와 정무를 맡는 국회 보좌진 출신 1명과 소수의 정책 담당 및 자원봉사자들뿐이다. 하지만 정치 경력에서 한참 선배인 정동영 후보는 각종 당내 선거는 물론 3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 경험까지 있다. 선거에선 ‘백전노장’이다. 정 후보 캠프엔 그간 이들 선거를 함께 치른 ‘역전의 용사’들이 결집해 있다.

이 때문인지 김종훈 후보는 당을, 정동영 후보는 인물을 내세운다. 김종훈 후보는 늘 빨간 상의에 새누리당 어깨띠를 두르고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정동영 후보는 어깨띠도 없는 정장 차림이다. 김 후보 선거사무소 외벽의 펼침막에는 기호(1번)와 당명이 돋보이지만, 정 후보 선거사무소에는 ‘함께, 정동영’이란 구호가 훨씬 크게 적혀 있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과세 정책의 향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거리에서 만난 한 80대 여성은 “노무현 정부 때 세금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사람은 모르겠고, 민주당은 싫다”고 말했다. 김종훈 후보 유세장에서 한 50대 여성은 “새누리당이 별로 좋지 않다. 왜 자꾸 복지 쪽으로 기울고 있나. 세금을 적게 내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역 핵심 현안이면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뒤 정책기조 변화로 지역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문제에 대해, 김종훈 후보는 “주민들의 합의가 있고 사업성이 있다면 규제는 최대한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최근에도 박 시장과 주민 대표를 각각 만났다. 지역 주민과 서울시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해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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