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반발해 투표 나설까 우려
내부선 “악재…정말 정권 서툴러”
내부선 “악재…정말 정권 서툴러”
“김제동씨를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한 사람 그 책임자는 문책을 요구해야 한다”(2010년 6월7일 김성식 의원, 6·2 지방선거 패배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제동, 손석희씨 문제도 젊은층에서 악영향을 줬다”(2009년 10월29일 안상수 대표, 10·28 재보선 패배 뒤 최고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이 다시 불거진 ‘김제동 악몽’에 당혹해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2009년 당시 김제동씨 등 이른바 좌파 연예인들을 내사하도록 경찰에 지시한 경찰 문건이 2일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제동씨 사찰 문제는 다른 어떤 민간인 사찰보다 파괴력이 클 수 있다”며 “사찰 국면이 혼전 국면으로 가는가 싶었는데 김씨 건이 나오는 걸 보고 정말 일이 안 되는 쪽으로 풀리고, 운이 참 안 따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당혹감에 빠진 것은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본 뒤 <한국방송>(KBS) ‘스타 골든벨’에서 갑작스레 하차했고, 이에 반발한 젊은층이 대거 투표에 참여했다.
당시 당은 2010년 지방선거와 2009년 10월 재보선의 주요 패인 가운데 하나로 김제동, 손석희, 김미화씨 등 방송인 탄압을 꼽았다. 당은 2010년 지방선거 패배 뒤엔 문화계 인사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문화예술체육특위를 꾸리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김제동 사찰’을 계기로 젊은층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올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김제동씨 사찰 건은 젊은이들이 새누리당을 외면하게 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엔 “대체 김제동, 김미화, 윤도현이 뭘 했다고 사찰을?”(소설가 공지영), “청와대, 총리실, 경찰이 한 몸이 되어 김제동도 사찰을 했다고. 저 가자미들의 눈엔 김제동마저 ‘좌파’로 보이는 모양”(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정부의 사찰을 비판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당내에선 정부를 향한 원망도 터져나왔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정말 정권이 서투르기 짝이 없다”며 “그냥 한 명의 연예인인 김씨를 사찰해 영웅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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