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둘째)이 3일 오전 충남 천안시 천안터미널 앞에서 천안시 갑·을에 출마한 전용학(왼쪽)·김호연 후보(오른쪽)와 함께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천안/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위원장 거듭 촉구…의원들 “대통령이 공개 사과를”
새누리당이 3일 야당을 향해 특검을 받으라고 거듭 촉구하는 한편, 이명박 대통령의 공개 사과도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에선 사찰 공방을 지켜보던 여론이 결국 여권에 호의적이지 않은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남 천안터미널 유세에서 “야당이 정말 의지가 있다면 새누리당이 제안한 특검을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야당의 목적은 이번에 불법사찰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인가, 아니면 선거에 이용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야당이 좀 이상하다”며 새누리당이 제안한 전·현 정권 대상 특검을 야당이 수용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지금 상황에서 이 문제를 속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는 유일한 제도는 특검”이라고 말했다.
당이 특검을 거듭 요구하는 배경엔 사찰 문제가 계속 정치 쟁점화하면 득될 게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반격을 취했지만 여론엔 약발이 안 먹히고 있다”며 “당으로선 이 문제를 빨리 특검으로 넘기는 게 그나마 낫다고 보는 것 아니겠느냐. 박 위원장도 갑갑하니까 하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직접 사과 요구도 터져 나왔다. 임해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이명박 대통령이 사찰 문제에 관해) 국민 앞에서 사과를 공개적으로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상일 대변인이 “당은 정부에 사과를 요구한 것이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이런 기류는 김제동씨 사찰이 추가로 불거지고, 청와대의 대응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수도권 젊은층의 여론이 급속히 악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서울지역 한 새누리당 후보는 “당내 여의도연구소 조사 결과 주말을 거치며 지지도가 3%포인트가량 빠진 걸로 나왔다”며 “청와대나 당 대변인이나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노무현, 김대중 정권도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비루한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처음엔 당 안에서 노무현 정부 사찰 의혹을 제기한 청와대의 맞대응에 다행이라고 했지만 여론을 보면 직무 감찰과 사찰을 혼돈한 청와대 대응은 결국 패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표심이 민주통합당 등 야당에 직접 연결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당직자는 “사찰 건이 여당에 불리한 이슈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야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 많은 유권자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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