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시작되며 ‘살인적 행보’
새누리 마땅한 상징적 인물 없어
박위원장이 ‘빡빡한 일정’ 주문
새누리 마땅한 상징적 인물 없어
박위원장이 ‘빡빡한 일정’ 주문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선거운동 시작 이후 매일 살인적인 유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5일에는 울산, 대구, 경북, 강원, 경기북부 지역 등 무려 500㎞의 유세 대장정을 벌인다. 새누리당에 박 위원장만큼 상징적인 인물이 없는데다 박 위원장 본인의 의지도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첫날인 29일에는 서울 대림 전철역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이날 하루에만 서울과 경기도 지역을 무려 16곳이나 방문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것을 염두에 둔 행보다. 지난달 31일에도 서울과 경기 지역 10곳을 방문하는 등 수도권 지역에 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충청 지역도 박 위원장이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제주를 시작으로 광주와 전주, 대전, 청주, 음성을 찾았고, 지난 3일에는 천안을 시작으로 공주, 부여, 보령, 태안, 당진 등 충청권과 평택, 수원 등 수도권을 함께 방문했다. 박 위원장은 충청 지역 유세에서 “저에게 민생과 신뢰의 상징은 바로 세종시였다”며 “세종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생명까지 걸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선거 유세 일정표는 식사시간도 없이 5분 단위로 빡빡하게 짜여서 당직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선거전에 돌입하며 참모들에게 “잠도 안 자고 하겠다”며 빼곡한 일정을 주문했다고 한다.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박 위원장이 지역을 방문하면 시장 상인들이나 기관·사회단체 관계자들과의 오찬 등 식사 일정이 따로 있었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9일부터는 아예 식사 시간도 빼고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식사는 주로 차 안에서 이동하면서 도시락으로 때우거나 공항 식당 등에서 간단하게 해결한다”고 전했다.
이런 ‘무리’에는 새누리당에 박 위원장 말고는 마땅한 전국적 지원 유세 인물이 없는 사정이 반영돼 있다. 이준석 비대위원, 이에리사·이자스민·신의진 비례대표 후보 등으로 이뤄진 ‘함께 미래로 유세단’이 전국을 돌며 힘을 보태고 있지만, 대중적 인지도와 청중 동원력은 박 위원장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당 관계자는 “유세전도 사실상 박 위원장 원톱 체제”라고 말했다. 야당 대표 시절 각종 선거 승리를 이끌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 위원장 스스로도 ‘많이 뛸수록 효과가 있다’는 경험칙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유세 강행군이 이전만큼 실제 득표로 이어질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뛰고 있는 부산 사상구는 손 후보의 공천이 결정된 뒤로 박 위원장이 4번이나 찾았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열세인 지지율 격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특히 접전 지역이 많은 서울·수도권에서의 ‘박풍’이 얼마나 먹혀들지 당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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