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여론조사 어떻게 볼까
박-문 격차 0.6~12%p 제각각
총선 등 과거 ‘헛다리’ 불신 키워 기법 개선해 기존 사각지대 해소
전국 선거 정확성 비교적 높지만
휴대전화 표본 신뢰성 문제 남아 여론조사 결과를 믿어도 돼? 10일 발표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을 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자동응답전화(ARS) 조사 방식을 빼고 면접원이 집전화와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 조사한 것들만 비교해도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채널에이(A)> 조사에서는 박근혜 후보(43.6%)와 문재인 후보(43.0%)가 초박빙의 지지율을 보인 반면에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박 후보(49.0%)와 문 후보(37.9%)가 무려 11.1%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한겨레>와 <조선일보> <에스비에스>(SBS) <국민일보> 조사에선 격차가 3~5%포인트 정도인데, 오차범위 이내다. 이처럼 조사기관에 따라 상이한 여론조사는 과거 주요 선거 때 여론조사가 크게 빗나갔던 경험과 맞물리면서 의구심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10년 6월 지방선거가 대표적이다.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20%포인트 안팎으로 앞섰지만, 막상 개표에서는 0.6%포인트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나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왔으나 실제로는 이겼다. 또 2011년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최문순 민주당 후보는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한테 강원지역 언론사 공동조사 결과 14%포인트 지는 것으로 나왔으나, 개표에서는 4.5%포인트 이겼다. 지난 4월 총선 때도 여론조사가 빗나갔다. 방송3사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에게 12%포인트 지는 것으로 나타났던 이언주 민주당 후보가 실제로는 3.9%포인트로 이겼던 것이 단적인 예다. 더구나 4·11 총선 때는 여론조사 가운데 가장 정확하다는 출구조사도 크게 빗나갔다. 과거 실패 사례는 대부분 야당 후보들의 여론조사 수치가 실제보다 낮게 나왔다. 그러나 현재의 여론조사를 과거 실패 사례와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더 많다. 무엇보다 총선 등 지역선거와 달리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대선 여론조사에는 비교적 정확하게 결과를 맞혔다. 전국을 상대로 한 선거는 굵직한 변수에 의해 움직이기에 조사의 정확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법도 계속 개선돼왔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실패한 뒤 여론조사기관은 한국통신 전화부에 등재된 집전화만 조사하는 방식을 벗어나 무작위 전화걸기(RDD)로 바꿨다. 이어 2011년 4월 재보궐선거 때부터는 휴대전화도 조사에 포함했다. 그동안 제기돼왔던 여론조사의 사각지대는 상당히 해소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조사에서는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 우선, 휴대전화 표본 자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남아 있다. 표준전화번호부가 있는 집전화와 달리 휴대전화 표본은 조사기관별로 들쭉날쭉하다. 일부 조사기관은 한정된 휴대전화 표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확한 여론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어떤 비율로 배합해야 정확한 여론을 표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여론조사기관들은 대개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50 대 50의 비율로 섞고 있지만 그 비율이 옳은지에 대해선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특정 시점의 여론조사 자체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여론의 흐름을 중시해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한두개를 빼고 나머지 조사의 지지율 격차가 거의 같게 나온 것이 오히려 이례적이다. 안철수 효과가 추가로 반영될 여지는 있지만 조사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정 시점에서 나타난 여론조사의 수치 자체보다도 상승 흐름인지, 하락 흐름인지 등 추세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조사기관마다 전화 리스트와 유무선 전화 비율이 차이가 있어 결과도 들쭉날쭉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여론의 흐름이다. 지금은 안철수 등장과 텔레비전 토론이라는 변수 때문에 지지율이 출렁일 소지가 있다. 따라서 마지막 12일치 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느냐 그대로 유지되느냐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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