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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친박’ 끌고 ‘비대위’ 밀고…‘비박’도 힘 보태 보수 대결집

등록 2012-12-20 09:42수정 2012-12-20 11:16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의 사람들
돌아온 야전사령관 김무성
‘박근혜 입이자 복심’ 이정현
수년간 ‘그림자 수행’ 이학재

외부영입 김종인 결별논란속
경제민주화로 중도확장 기여

대선 막바지 이인제·이회창 합류
이재오등 친이계도 선거 도와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그를 도운 수많은 인사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박근혜의 사람들’을 보면, 길게는 5년여 전 대선후보 경선 패배 순간을 곱씹으며 함께했던 ‘친박 그룹’을 주축으로, 1년 전 당이 존폐 갈림길에 섰을 때 비대위 시절 합류해 대선 승리의 밑돌을 놓은 외부인사들, 그리고 대선 국면에서 보수 단결을 내세우며 합류한 당 안팎의 ‘비박 그룹’ 등이 한데 완성한 모자이크화다. 이들 대부분은 강한 보수 성향의 인사로 평가된다. 박 후보가 선거 초반 ‘국민 대통합’ 행보를 내세우다 ‘보수 대통합’으로 기조를 튼 것도 이런 주변 인사들의 면면과 무관하지 않다.

5년 와신상담=원조 친박계 친박계 핵심들은 2007년 8월, 여름의 눈물을 기억한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1.5%포인트(2452표) 차로 패배한 이날, 친박들은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과 여의도 식당가에서 눈물을 뿌렸다. 그로부터 5년. 이들은 기어이 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밀어올렸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야전사령관으로 캠프를 지휘했다. “민주주의 자질이 부족하다”며 박 당선인을 비판한 뒤 한때 소원했던 그는 10월 선거 총괄 직책을 맡으면서 돌아온 뒤, 캠프를 재정비했다. 중간층 투표 포기 발언, 안철수 전 후보 공산당 발언 등 여러 설화 속에서도 당내에선 “그가 온 뒤 일처리가 10배는 빨라졌다”는 말이 돌 정도로 강한 추진력을 보였다. 총선 낙선의 고배를 뒤로하고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선거 전략을 책임진 권영세 전 의원도 뒤늦게 친박에 합류했지만 일등 공신 명단의 앞자리에 올릴 인물이다. 신중하고 주도면밀한 일처리로 권영진 전 의원, 서장은 상황실 부실장과 함께 선대위의 중추 구실을 수행했다.

호남 출신인 이정현 공보단장도 일등 공신으로 손색없다. 5년 전부터 경선 캠프 공보특보, 대변인을 거치며 박 당선인의 입이자 복심 구실을 했다. 대선 기간 내내 당사에서 이른바 ‘사랑방’이라고 하는 현안 브리핑을 이어가며 방어와 공격, 여론 형성의 최일선에 섰다. 박 당선인이 “그의 말은 한번도 (제 생각과) 다른 적이 없다”고 할 만큼 깊은 신뢰를 표시했다. 이상일, 조윤선 대변인도 4·11 총선부터 박 후보와 호흡을 맞추며 승리의 순간을 함께했다.

각각 조직본부장과 직능본부장을 맡아 전국을 누빈 홍문종·유정복 의원은 강한 충성심을 바탕으로 묵묵히 표밭을 다진 인물로 평가된다.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낸 이성헌 국민소통본부장도 조직에 깊숙이 투신했다. 5년 내내 친박의 핵심부에서 멀어진 일이 없는 인물들이다. 이학재 비서실장은 무거운 입으로 박 당선인을 그림자 수행했다. 박 후보의 비밀 메신저 구실도 했다.

선대위 일원으로 박 당선인의 곁에 있진 못했지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도 있다. 최경환 전 비서실장과 홍사덕 전 경선 선대위원장이 그들이다. 10월 ‘전횡 논란’ 속에 비서실장에서 물러났지만 친화력과 조정력으로 캠프 실세 중의 실세였다. 박 후보의 의사 결정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에선 그를 주축으로 인수위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물러난 홍사덕 전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 역시 박 당선인을 설득하는 스타일로 박 당선인의 버팀목이 됐다. 그는 5년 전에도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당에선 대선 기간 내내 광주에 머물며 새누리당엔 척박한 표밭을 다진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대표적인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대야 공격의 선봉에 서며 박 후보를 엄호했다. 진영 정책위의장 역시 반복되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태업 속에 정책, 공약 개발을 챙겼다. 진 의장 역시 한때 박 당선인 측근 그룹의 문제점을 강력히 비판했지만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과 치우치지 않은 조언으로 박 당선인과 신뢰의 끈을 계속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선 향후 그가 정부 각료나 정부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지난 연말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박희태 전 의장 돈봉투 파문 속에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박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으로 전면에서 나설 길을 열어준 유승민 의원과 당내 경제민주화 모임의 축을 이루며 활동한 남경필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의 공도 무시하기 어렵다.

영역 확장=외부 영입인사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외부인사들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고 당 강령에서 보수 삭제 논란을 이끌며 중도 확장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 막판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등 대기업 규제를 두고 박 당선인과 결별 논란을 일으키는 등 여러차례 태업을 반복했지만 자신의 소신을 접으면서도 끝내 박 당선인을 떠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특히 경제분야 대선후보 토론회를 하루 앞둔 9일 한달 반 만에 전격 당무에 복귀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그 책임을 나도 같이 질 수밖에 없지 않으냐.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변함없이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복귀는 수차례 사퇴 번복 논란 속에서도 자칫 박 당선인을 외면할 수 있었던 중도층의 마음을 묶어둔 것으로 평가된다.

안대희 위원장 역시 대검 중수부 폐지 반대 등 검찰 기득권을 변호했으나 박 당선인에게 ‘대법관 출신의 지지’라는 효과를 안겼다. 그는 검찰 기득권 부분을 제외한 정치개혁 부분에 관해 야당과의 합의 처리를 주장하며 야당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는 평이다. 그는 국정원 직원 선거 개입 의혹, 여의도 에스엔에스(SNS) 사무실 의혹 등에 관해 잇따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친박 핵심 의원들보다 박 당선인을 엄호하는 데 노력했다는 평이 나온다.

박 당선인이 대선 선대위 출범과 함께 야심 차게 영입한 김성주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도 민주당 공산당 발언, 영계 발언 등 수많은 설화를 낳았음에도 보수적이고 경직된 새누리당 선대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성공한 여성기업인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유세와 언론접촉으로 박 후보가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을 전문직 여성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상돈 정치쇄신위원 역시 총선 국면에서 부적절한 인사들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면서 현 정부와 박 당선인의 거리를 떼는 데 이바지했다. 특히 그는 방송 파업사태 당시 박 당선인과 노조 간의 메신저 구실을 하며 <문화방송>(MBC)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 등을 조율하고 박 당선인이 말을 아끼던 4대강 사업에 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에 나서는 등 합리적인 보수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평이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 역시 새누리당에 부족한 젊은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대선 기간 내내 청년유세단과 함께 전국을 누볐다. 홍보분야에선 변추석 홍보본부장과 조동원 부본부장도 새누리당의 당명과 당 상징색을 바꾸며 과거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탈피시키는 데 한몫을 담당했다는 평이다.

실무와 조언=가신, 원로 그룹 박 당선인의 가신 그룹도 있다. 박 후보가 국회의원이 된 뒤 14년가량 늘 그의 곁에서 실무를 책임진 이재만(정책), 이춘상(온라인), 정호성(메시지), 안봉근(일정) 등 보좌진 그룹은 ‘불통 논란’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면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이상돈 정치혁신위원과 김세연 의원 등 과거 비대위원들은 지난달 11월 이들이 박 후보의 눈과 귀를 가리는 ‘문고리 권력’이라고 지적하며 이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춘상 보좌관은 2일 후보 수행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대우그룹 홍보실장 출신으로, 2007년 경선 선대위 홍보기획단장을 맡았던 백기승 공보위원도 박 후보 방어에 힘썼다.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멤버인 김광두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 힘찬경제추진단장과 최외출 비서실 기획조정특보, 후보 비서실의 안종범·강석훈·이종훈 의원 등도 정책 전반에서 활동했다. 김 단장은 성장 우선의 보수적 경제 기조를 주장하며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대척점에 서기도 했다.

강창희 국회의장, 김용환·김용갑·김기춘·최병렬·현경대 전 의원,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등 원로 7인 그룹과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고문, 서청원 전 의원도 당선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의 결집=친이계와 선진당, 구민주당 세력 박 당선인의 승리엔 보수의 결집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 당선인의 초등학교 동창인 정몽준 의원은 박 당선인의 불통과 경선 방식 변경 고수를 격하게 비판하며 경선에 불참했지만 선대위가 구성되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해 전국 유세 지원에 나섰다. 박 당선인과 당내 대척점에서 서서 그의 현대사 인식과 민주주의 자질 부족을 비판하고 분권형 개헌을 주장해 함께 갈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되던 이재오 의원도 대선 2주 전 “정권 재창출”을 명분으로 선거전에 참여했다. 이 의원의 합류는 박 당선인에게 따라붙던 ‘당내 화합 불충분’이란 꼬리표를 떼게 했다.

비박 좌장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했던 박선규 대변인을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조해진 대변인, 친이계로 분류되던 정옥임, 안형환 대변인도 하루에 수차례 각종 방송 인터뷰를 하고 논평을 내놓으며 박 당선인의 당선을 도왔다.

공헌도에 논란이 있지만 충청에 기반을 뒀던 선진통일당의 이회창, 이인제 전 대표와 구 민주계 세력인 한광옥, 한화갑 전 의원 등도 박 당선인 진영에 합류해 박빙이던 승부의 추를 기울게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 200여명의 새누리당 중앙당과 지역당 사무처 직원들과 선대위 안팎에서 선거를 지원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보좌진도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박 당선인을 도운 숨은 조력자들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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