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해단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 ‘국민께 드리는 말씀
박 포용력 처음 가늠해볼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촉각
‘다시한번 잘살아보세’ 강조
국가동원 떠올려 논란 소지
박 포용력 처음 가늠해볼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촉각
‘다시한번 잘살아보세’ 강조
국가동원 떠올려 논란 소지
박근혜 당선인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기자실에서 발표했지만 국민에게 당선 소감과 국정운영 구상의 얼개를 밝히는 자리였다. 일문일답은 받지 않았다. ‘키워드’는 화해와 대탕평,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경제민주화, 상생과 공생, 국민행복시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 올바른 역사인식 등이었다.
박 당선인은 먼저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저나 문재인 후보님 모두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국정운영에서 국민을 위한 이 마음을 늘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선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해서 국정운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통합’은 대통령 당선인들이 첫마디로 내놓는 단골메뉴다. 문제는 실천이다. 박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도 ‘100% 대한민국’을 강조한 바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조직이었던 ‘100% 국민대통합위원회’와, 박 당선인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유세 때 제안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청년특별위원회’, 야당 후보 공약까지 수렴하겠다는 ‘국정쇄신정책회의’ 등의 기구 구성 여부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한광옥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출신들을 중심으로 꾸린 국민대통합위를 집권 뒤에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반 득표는 했지만, 박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도 그에 못지않은 만큼, ‘통합’은 박 당선인의 향후 국정운영 성패를 좌우할 과제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당선 직후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여야 지도부가 만나 대한민국의 새 틀을 짜자”며 제안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는 ‘대통령’으로서 박 당선인의 정치력과 포용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세대통합 차원에서 제시한 청년특위의 구성과 활동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가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의 신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대목은 논란을 부를 소지가 있다. 1970년대 유신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운동’과 함께 내세웠던 대표적인 구호라는 점에서 과거의 ‘억압적 국가동원체제’를 떠올릴 수 있는 탓이다. 선거운동 과정의 캠페인이라면 몰라도 당선 첫날 국민에게 국정운영의 구상을 밝히는 자리에서 ‘잘살아 보세’의 신화를 강조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다시 한번 ‘잘살아 보세’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것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과연 이런 풍경이 1970년대 유신 시절을 제대로 묘사한 것인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당 쪽은 경선 때부터 강조한 ‘국민행복’과 ‘잘살아 보세’를 같은 개념으로 설명한다. 새누리당 전략 부문 핵심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생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저성장과 민생문제 해결이 최우선 국정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이런 인식은 경제민주화라는 가치는 뒷전에 두고 성장 위주의 정책 기조로 흐를 우려가 있다.
박 당선인은 통일정책 분야에선 취임과 동시에 교착상태에 놓인 남북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박 후보는 서울과 평양에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설치한 뒤 남북의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이 진전되면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국제화, 지하자원 공동개발, 나진·선봉 등 북한 경제특구 진출 등이 대표적인 경협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처한 안보현실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튼튼한 안보’를 먼저 강조한다.
한편, 박 당선인은 중앙선대위 관계자 50여명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정말로 민생 하나는 해결해놓고 싶은데 저의 힘만으로는 안 되니 도와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박 당선인은 또 “사람들은 제가 권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는 권력을 지켜보았고 ‘권력의 쓴맛’을 너무나 많이 봤다. 그런 삶을 살았는데 제가 권력이 뭐가 그렇게 좋았겠는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양극화 등 민생의 문제를 (풀고) 정치를 마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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