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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광주의원 5명의 윤장현 지지에 ‘지도부 개입설’ 술렁

등록 2014-04-13 20:11수정 2014-05-16 14:19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13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연합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전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13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정치연합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전 새정치추진위 공동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광주/뉴스1
새정치 공천 ‘내홍’

윤후보, 안철수쪽 인물
경쟁자 강운태·이용섭 “부적절” 반발
손학규도 “자기편 세우기” 비판 가세
지도부 “전략공천설 사실 아니다”
경기도는 갈등 ‘봉합’…절충안 확정
‘기초선거 공천 폐지’란 정치개혁 과제를 철회한 새정치민주연합이 ‘개혁공천’을 반전 카드로 꺼냈지만, ‘호남의 정치1번지’로 꼽히는 광주에서 심한 공천 내홍을 겪고 있다. 지역구 의원들이 13일 안철수 공동대표 쪽 인사로 꼽히는 윤장현 후보에 대한 집단적 지지의사를 밝혔는데, 당 지도부의 뜻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동철·강기정·임내현·박혜자·장병완 의원 등 광주의 새정치연합 소속 5명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후보는 명망이나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진 인물”이라며 지지를 밝혔다. 광주의 8개 지역구 중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은 7명인데, 최근에야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박주선 의원과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이용섭 의원을 제외하면 모든 의원들이 윤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경쟁자인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반발했다. 강 시장은 “광주지역 일부 국회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것은 옛정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일부 정치인들이 통합신당의 독점이 견고해지자 시민의 뜻을 무시하고 자기들이 원하는 사람을 내세우려고 하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이용섭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도 이날 유근기 전남 곡성군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개혁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자기 사람 세우기, 자기편 세 불리기가 횡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는 하루 종일 술렁였다. 현역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내내 회견장 안팎에선 강운태 현 시장과 이용섭 의원 지지자 50여명이 몰려와 “이런 줄세우기 정치가 새정치냐”고 아우성을 쳤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윤장현 후보의 기반인 시민사회단체 쪽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용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운영위원장은 “큰 틀에선 찬성하고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선언이 상층부의 비민주적인 정치행위로 시민들에게 비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광주 의원들의 이례적인 ‘집단행동’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당내에선 “우선은 서로의 불신 때문”이라고 말한다. 5명의 의원들 모두 강·이 두 후보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한다. 강·이 후보 쪽에선 “조직·세력이 탄탄한 우리를 견제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을 거란 해석도 나온다.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의원들 중엔 최고위원(박혜자), 정책위의장(장병완), 시당위원장(임내현) 등 주요 당직자가 포함돼 있다. 윤 후보는 안철수 대표 쪽이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광역단체장 후보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와 화학적 결합을 원하는 김한길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가 윤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당 지도부는 일단 선을 그었다.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지지선언에 참여한 박혜자 최고위원이 최고위 회의에서 보고한 내용을 공식 브리핑했다. 박 최고위원은 “광주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말부터 새정치를 하려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으며 이 뜻을 당 지도부에 전했다. 그러나 오늘 윤 후보를 지지한 데는 당 지도부와 교감이 없었으며 전략공천설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광주 의원들이 참신한 시장 후보를 원했다고 하더라도, 당 지도부가 결단하기 전에 먼저 저렇게 집단적으로 나서면 분열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당의 개혁공천 취지가 퇴색돼 비칠까봐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주자의 경선 불참설까지 나왔던 경기도지사 공천 갈등은 이날 가까스로 봉합됐다. 양승조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용 여론조사 대상을 새정치연합 지지자와 무당층으로 한정하되, 여론조사 결과에 2012년 대선 때 연령별 투표율을 반영해 보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역선택 방지를 위해 조사 대상에서 새누리당을 배제해야 한다는 원혜영 의원과 김상곤 전 교육감의 주장을 수용하면서도, 젊은층의 실제 투표율이 낮은 것을 고려해 연령별 투표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김진표 의원의 주장을 절충한 것이다. 세 후보는 이 절충안에 모두 동의했다. 경기도지사 후보는 3개 권역별로 3000명을 모집해 구성하는 ‘공론조사 선거인단’의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5 대 5로 합산해 결정된다. 새누리당과 맞붙을 경기지사 후보는 27일 정해진다.

이유주현 기자, 광주/안관옥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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