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새정치연합 손학규, 김두관, 정장선, 새누리 임태희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연합뉴스
[7·30 재보선]
당선 예측됐던 손, 낙선 충격
대권후보였으나 재기 쉽지 않을듯
새정치 지도부 퇴진 명분 될수도
김은 다음 총선 기회 남아
임태희는 ‘야당 강세’ 벽 못 넘어
당선 예측됐던 손, 낙선 충격
대권후보였으나 재기 쉽지 않을듯
새정치 지도부 퇴진 명분 될수도
김은 다음 총선 기회 남아
임태희는 ‘야당 강세’ 벽 못 넘어
7·30 재보선의 가장 큰 특징은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 거물들이 선거에 처음 출마한 정치 신인들에게 무더기로 나가떨어졌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손학규·김두관 후보와 당 사무총장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의 정장선 후보가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가 예상을 깨고 낙선했다.
선거는 새로운 정치인을 등장시키는 제도다. 동시에 오래된 정치인들을 떨어뜨리는 제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진들의 충격적 낙선은 과거에도 종종 나타났던 현상이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 소속 중진들이,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민국당 중진들이 대거 낙선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 속에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중진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이번에 낙선한 후보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인물은 역시 손학규 후보다. 개표 직전까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후보가 앞서 있었다. 또 정치 분석가들은 대부분 손학규 후보의 당선을 예측했다. 따라서 그의 낙선은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이변으로 꼽힌다.
손학규 후보는 이날 밤 11시20분께 김용남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거물다운 처신이다. 그러나 지난 두 차례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낙선함에 따라 정치적으로 재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의 낙선은 당장 당내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그를 수원병에 전략공천했기 때문이다. 손 후보의 낙선은 김한길·안철수 대표 퇴진 요구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남지사직을 사퇴하고 2012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김두관 후보도 낙선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그에게는 다음 총선에서 경남지역에 출마해 재기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당 사무총장 출신의 정장선 후보가 패배한 것도 새정치연합 안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선거를 도왔던 의원들은 “선거 초반에는 정장선 후보가 앞서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뒤집힌 것 같다”고 진단했다.
처음에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새누리당의 임태희 후보는 심사에서 탈락했지만 ‘공천 파동’을 우려한 당 지도부가 수원정 출마를 권유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수원정은 김진표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야당 우세지역이었다. 임태희 후보가 넘어서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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