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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인수위원을 “형”이라 부르고 의원들이 먼저 다가가 인사

등록 2014-12-02 20:55수정 2014-12-02 21:50

김진태 검찰총장(가운데)이 2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취임 1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임정혁 대검 차장(왼쪽) 등 간부들과 함께 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진태 검찰총장(가운데)이 2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취임 1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임정혁 대검 차장(왼쪽) 등 간부들과 함께 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정윤회 국정개입 보고서’ 파문]
박대통령 의원시절부터 수행한 ‘문고리 3인방’의 위세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이 커지면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들의 힘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또다시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2일치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안봉근 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하는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말께 청와대 파견 예정인 경찰 1명을 검증한 뒤 쓰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더니, 안 비서관이 전화해 “‘이 일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은 또, 한달 뒤쯤 민정수석실 소속 경찰관 10여명이 한꺼번에 교체됐는데 “당시 경찰 인사는 2부속실에서 다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안 비서관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수행과 민원 처리가 주된 업무인 안 비서관이 민정수석실 인사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안팎에선 이 주장의 신빙성이 높다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의원 때부터 수행을 맡아 다른 이들이 박 대통령과 접촉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만일 안 비서관이 그런 방식으로 인사에 개입했다면, 인사 담당들은 안 비서관이 아닌 박 대통령의 지시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봉근
민정수석실 경찰인사 개입설

이재만
박대통령 후보시절 `‘과외학습’ 동석

정호성
“김기춘 취임초 대통령보고서 먼저봐”

실제로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만나는 인사들과 깊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마당에서 안 비서관은 누군가를 “○○○ 형!”이라고 반갑게 부르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사람은 인수위원에 임명된 학계 인물로, 언론엔 그 전까지 박 대통령과의 별다른 친분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장면을 목격한 여권 인사는 “그 인수위원은 드러나 있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부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 의원총회나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으면,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던 안 비서관에게 의원들이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거나, 귓속말을 건네던 모습도 자주 눈에 띄던 장면이다.

조 전 비서관에게 전화해 ‘정윤회씨와 통화를 하라’고 부탁했다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공부모임을 같이했을 정도다. 박 대통령은 2008년부터 대선 후보 때까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김영세 연세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에게 ‘과외’를 받았는데, 이 비서관은 당시 정책 담당 보좌관이라는 이유로 이 모임에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이 비서관도 우리랑 나란히 앉아 같이 공부했다”고 말했다. 보좌관이 일종의 ‘대통령 수업’에 참여하는 일 역시 흔한 일은 아니다.

박 대통령 일정과 메시지 등을 담당하는 정호성 비서관은 박 대통령에게 올릴 보고를 정리하는 일도 맡고 있는데, 청와대 비서실 수장인 김기춘 비서실장도 취임 초기엔 정 비서관을 먼저 거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들이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은 지난 대선 때도 문제가 됐었다. 2012년 10월 초 새누리당은 3인방이 박 대통령의 불통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들을 2선으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논란이 거셌고, 김무성 대표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으로 합류하면서 이들의 문제를 정리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는 이야기를 주변에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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