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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위기의 남자, 유승민

등록 2015-06-01 20:20수정 2015-06-25 15:44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맨 왼쪽)이 자신을 향해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청와대와 당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원내대표 자리는 개인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동안 고개를 젖힌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김무성 대표(오른쪽 둘째)와 서청원 최고위원도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맨 왼쪽)이 자신을 향해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청와대와 당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원내대표 자리는 개인의 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동안 고개를 젖힌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김무성 대표(오른쪽 둘째)와 서청원 최고위원도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새누리 최고위, 유 원내대표 성토
이정현 위원 “누군가 책임져야”
친박 조직적 반발…일부선 사퇴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국회의 행정입법 수정·변경 요구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청와대와 ‘코드’를 맞춰 ‘책임론’ 등을 거론하며 ‘유승민 흔들기’에 들어갔다.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를 겨냥해 “공무원연금법을 처리하라고 했는데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정부 시행령(국회법 개정안)까지 동의해줘 놓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번 문제에 책임이 필요하다면 누군가의 책임 문제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유 원내대표 책임론을 거론했다.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 포럼’은 2일 긴급모임을 하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친박 쪽 의원들의 뜻을 모을 예정이다. 모임을 주관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모아진 의견을 공식적으로 원내지도부에 전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친박 의원들 가운데 유 원내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도 있어, 친박들이 집단적 움직임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원내대표가 한 협상 결과물에 이런 갈등이 생긴 것에 대해 사과가 있어야 하고 국회법도 재개정해야 한다”며 “사과의 수준과 국회법 수습 과정의 행태를 보고, 필요하다면 사퇴 요구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이런 반발에 맞대응하진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에 대해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언제든 지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비박계로부터 사실상 배척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원내대표직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비수도권 의원은 “당청관계도 원만치 않고, 함께 협상에 임한 김무성 대표도 발을 빼는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 홀로 난국을 타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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