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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우익교과서’ 주장에 “영웅 발견” 박수친 새누리

등록 2015-10-15 19:28수정 2015-10-16 09:16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긴급정책의원총회을 마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 결의문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긴급정책의원총회을 마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 결의문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여당 의총 ‘국정화 성전’ 출범식 방불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강연
“기계적 좌우 균형론에서 벗어나라”
김무성 대표 “큰 감동 있었다” 찬사
박명재 “전쟁이다, 당이 일어나야”
“의원님들이 역사 바로세우기 전선에서 이익관계를 지키려는 역사학자들의 저항에 절대 후퇴하거나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새 역사교과서 쓰겠다는 걸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매도하는 것에 대해 의원님들이 당당해져야 합니다!”(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좋아!” “훌륭해!” “잘한다!”(의원들)

15일 아침 8시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긴급의원총회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라는 ‘성전’에 총궐기할 것을 다짐하는 결의장을 방불케 했다. 보수 성향의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과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대표가 강사로 나서 “현행 역사교과서의 왜곡이 심각하다”며 국정화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100여명의 참석 의원들(새누리당 전체 의원 159명)은 중간중간 박수를 치며 “근래 본 강연 중 제일 좋다”고 맞장구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전 사무총장은 “그동안 좌우균형이라는 명분에 이끌려왔는데 좌파 우파 몇명이 모여 표결 부친다고 제대로 쓰인 역사가 되겠느냐”며 “기계적 중립론에서 빨리 벗어나길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정부·여당이 “균형 교과서”를 강조하고 있으나 전 사무총장은 그마저도 ‘못마땅하다’는 뜻을 보이며 역사교과서에 과감하게 우파적 시각을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강연을 했다. 그는 “이승만을 부정하는 세력은 이승만 자체가 끝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공’을 깎고 ‘과’를 부풀려야 대한민국 정통성이 부정되고 한국이 불완전하고 부정한 나라라는 도식이 성립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화를 무오류인 것처럼 가르친다. 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한 것으로 주장되면 광화문광장에 넘치는 떼법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조진형 대표도 “새누리당 의원들께서 강력한 전투 의지를 보이지 않아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국정화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총 발언
새누리당 의총 발언
이날 강연은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방침 발표 뒤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자 강력 대응을 위한 논리와 의지를 굳히기 위해 마련됐다. 두 외부 인사의 강연을 들은 뒤 의원들은 감화된 듯 ‘전투 의지’를 다졌다. 김무성 대표는 “이 사회에서 정말 필요한 영웅을 발견했다. 큰 감동이 있었다”고 추어올렸다. 김 대표는 “교과서는 악마의 발톱을 감춘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교묘하게 표현돼 있다”며 “역사교육 정상화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박명재 의원도 “역사 바로세우기, 헌법에 부합하는 역사를 만드는 건 제2의 건국”이라며 “새로운 도전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새누리당이 응전으로 떨치고 일어나야 한다. 전쟁이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의총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당과 박근혜 정부는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에 총력을 다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견으로 ‘국정화 반대’를 밝혀온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침묵했다.

“새누리, 우편향 교과서 만들겠다는 속내 드러낸 것”

이날 의총 풍경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어떤 내용으로 이뤄질 것인지를 짐작하게 하는 예고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름 밝히길 꺼린 역사 전공 교수는 “보혁을 아우르는 집필진을 꾸려 교과서를 집필하겠다는 새누리당이 보수단체 활동가들을 전문가라고 불러 역사교과서를 논한 것은 우편향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의총 말고도, 박근혜 정권은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무색하게 하는 극단적 이념편향 행위를 이어왔다.

우선, 일반적 상식과 거리가 먼 집권세력의 역사인식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5·16이 쿠데타인지 혁명인지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5·16은 구국의 혁명”이라고 밝힌 적 있다. 국정 교과서로 유신·독재를 미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부르는 등 극단적 이념편향을 거침없이 드러낸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것도 박근혜 정권의 “올바른 교과서” 주장을 믿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7일 당 회의에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자고 하면서 고 이사장을 옹호하면, 여권이 고 이사장과 같은 생각으로 교과서를 만들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 정권 들어 정부 산하 주요 역사연구기관장들이 뉴라이트 성향의 학자들로 채워진 점도 “우편향 교과서가 될 것”이라는 예측에 설득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그들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3일 “이런 인물들이 주도하는 국정 교과서가 친일 교과서, 독재 옹호 교과서가 될 것은 불 보듯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황준범 이경미 엄지원 기자 jaybee@hani.co.kr

자칭 ‘공산주의 감별사’ 고영주, 유신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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