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3일 오후 대구 동성로를 찾아 ‘친일독재미화 국정교과서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대구시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23일 현행 검인정 역사교과서 8종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검증위원회 구성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제기한 현행 역사 교과서의 이념편향 시비를 조목조목 따져보자는 취지다. 새정치연합은 또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27일 열기로한 촛불 문화제에도 지도부와 당 교과서특위 소속 의원들이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은) 눈이 없냐, 머리가 없냐. 책도 보지 않고 (교과서가 편향됐다는) 주장을 한다”며 “거짓과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내용에 대해선 그 부분만 확인해보면 된다. 오늘이라도 검증위 구성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당 도종환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전문가와 교사가 참여하는 여야 동수의 검증위를 구성해 (국정화 고시 마감시한인) 11월2일 전까지 교과서를 함께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장외 여론전의 수위도 높여가기로 했다. 1인 시위와 현수막 걸기 같은 ‘저강도 여론전’에서 벗어나 이념 편향 시비의 부적절함을 알리는 당 차원의 전시회를 개최하고, 시민사회의 장외 촛불집회에도 문재인 대표 등 지도부가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천정배 의원과의 3자 합의대로 25일부터 서울광장에 교과서 논란의 진실을 알리는 ‘진실과 거짓 체험관’을 설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정화 반대론을 주부·여성층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여성·주부층에서는 ‘입시 수월성’에 대한 선호 때문인지 여전히 국정화 찬성론이 높아 고민 중”이라며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2011년 무상급식 의제에서처럼 30~40대 여성들이 국정화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국정화 반대여론이 60% 선을 넘는 것도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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