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6억여원 받아
국민의당이 1분기 정당보조금 지급일인 15일까지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했다.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의석수(20석)에 3석이 모자라서다. 국민의당은 교섭단체로 등록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국고보조금(18억2000여만원)보다 12억원이 적은 6억2000여만원만 지급받게 됐다. 2월 임시국회 개원과 함께 교섭단체로 등록하고 제3당의 입지를 확보하려던 창당 초기 시나리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교섭단체 구성 좌절에 가장 큰 아쉬움을 드러낸 것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창당 대열에 합류한 현역의원들이었다.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굳이 오늘이 (교섭단체 구성 시한으로) 언급된 것은 외부에서 보조금 지급과 연관지어 날짜를 거론했기 때문”이라면서도 “교섭단체 구성이 됐더라면 바로 국회 협상에 들어가 선거법과 쟁점법안 처리에서 활약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문병호 의원도 “(새정치라는)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교섭단체 구성을 무리해서 추진할 수는 없었다”면서도 “3월까지는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공천 탈락자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안철수 공동대표는 교섭단체 구성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만든다고 국민의 지지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국민의 지지가 올라가야 원내교섭 단체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창당의 출발점을 돌아보고, 지지를 보내는 국민의 기대를 되새길 때”라고 말했다. 교섭단체 구성보다 이탈한 지지층을 복원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교섭단체 구성을 둘러싼 이런 온도차를 안철수 의원 중심의 ‘당직 라인’과 김한길 의원이 주축인 ‘원내 라인’의 불협화음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는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아무래도 당 활동의 중심축은 의원단으로 옮겨가게 된다. 원외 인사가 대부분인 안철수계 창당 주역들로선 교섭단체 구성에 몸이 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애초 설 연휴 직후로 예상됐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당 일각에선 김한길 위원장 중심의 선대위로 당내 권력이 조기에 분산되는 것을 안철수 대표 쪽이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이슈안철수 신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