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밀집 “민주노조 발원지”
단일화로 ‘진보바람’ 기대
노, 대중적 인지도 강점
손, 지역 지지기반 탄탄
최종승자 20일 발표 예정
단일화로 ‘진보바람’ 기대
노, 대중적 인지도 강점
손, 지역 지지기반 탄탄
최종승자 20일 발표 예정
경남의 대표적 노동자 밀집지역인 창원 성산이 정치적 재도약을 노리는 진보정당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경남 진보벨트’의 중심인 이 지역에는 정의당의 노회찬 전 대표와 무소속인 손석형 전 경남도의원이 19일까지 진행되는 민주노총의 ‘진보후보 단일화 경선’에 나선 상태다. 이 지역은 권영길 전 의원이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17·18대 총선에서 내리 재선을 했지만, 진보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19대 총선에선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줬다.
당의 ‘간판’인 노회찬 전 대표를 이곳에 내려보낸 정의당은 ‘고토 회복’을 위해 당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태세다.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노 전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후보자 예우’에도 신경을 쓴 모양새다. 한창민 대변인은 “창원은 거제, 울산으로 이어지는 동남권 진보벨트의 시작점이자, 민주노조 운동의 발원지 같은 곳”이라며 “노 전 대표가 당선되면 통합진보당 해산 뒤 취약해진 조직 노동자들의 지지를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당과 노 전 대표에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경쟁자인 손석형 전 도의원의 지지기반이 탄탄하다. 두산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인 손 전 의원은 19대 총선 때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서 43.8%를 득표했다. 과거 권영길 의원의 당선기반이었던 노조 활동가의 다수가 손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노 전 대표 역시 노동운동을 했지만 활동 무대는 인천과 서울이었던 탓에 지역 기반은 취약하다. 정의당이 기대하는 것은 노 전 대표의 대중적 인지도다. 지난 15일 경남 문화방송(MBC)이 지역 유권자 504명을 상대로 실시한 ‘단일화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노 전 대표는 24.6%의 지지를 얻어 무소속 손석형(9.1%)·더불어민주당 허성무(8.9%) 예비후보를 멀찌감치 앞섰다(100% 유선전화, 95% 신뢰수준에 ±4.4%p). 지역에서 활동하는 정의당 관계자는 “경선 투표권자인 지역 조합원들의 여론과 일반시민 여론에 큰 차이가 없다. 당선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지지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낙관했다.
정의당은 노 전 대표가 단일후보로 선출되고 경남벨트의 한 축에서 바람을 일으킨다면, 거제와 울산에서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2010년 이후 진보정당의 전략지역이었던 호남의 지지세가 안철수 신당 등장 이후 크게 꺾였다. 지금으로선 경남 진보벨트를 복원하고, 전국적 정당득표율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19일까지 치러지는 단일화 경선의 최종 승자는 20일 발표된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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