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에서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더민주 ‘강기정 지역구’ 전략공천키로
더불어민주당이 4·13총선 공천과정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광주 2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발표하며 ‘칼’을 뽑아들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동시에 이날 광주를 찾아 “이제 ‘호남 불가론’은 사라진 용어가 될 것이다. 호남의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대권 주자로 성장할 것”이라며 싸늘한 호남 민심에 머리를 숙였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 총선기획단은 광주 서을(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과 북갑(강기정 더민주 의원) 두 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도록 당 전략공천위원회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단장은 두 곳 모두 더민주의 지지가 높지 않거나 후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단 정 단장은 “광주의 전략 공천 지역은 이 두 군데 정도라고 판단한다”며 전략공천은 최소화할 것이란 방침을 비쳤다.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진 3선의 강기정 의원은 “탈당, 분당의 광풍 속에서도 더민주를 외로이 지켜냈다”며 “(전략공천을 하지 않고)시스템공천 만으로도 총선승리에 다가설 수 있다”며 당 지도부의 결정이 ‘자의적’이라고 반발했다.
더민주가 현역의원 하위 20%에 컷오프(공천배제)에 이어 이날 또 칼을 뽑아든 이유는 광주와 전남 등 호남 유권자들의 민심이 더민주보다 국민의당에 쏠려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날 김종인 대표가 광주를 찾아 ‘광주선언’을 발표하며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는 소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호남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호남의 유능한 정치인들이 차세대 지도자가 되어 제2, 3의 김대중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호남 대선주자론’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광주선언’에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여 기득권을 지키려는 과거 세력과 과거 관행은 단호하게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으로 탈당한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승준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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