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올라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지지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윤상현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우 김경호 선임기자 woo@hani.co.kr
비박계 공관위원들 “활동 중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가까운 공천관리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10일 저녁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은, 그동안 당내 비박계가 속으로 부글부글해온 이한구 공관위원장 ‘독주’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직접적 도화선은 이 위원장이 김무성 대표를 이날 공천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지만, 그동안 이 위원장이 친박계에는 관대하고 김 대표 등 비박계에는 엄정한 태도를 보이며 ‘전권’을 휘둘러왔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사에서 홀로 브리핑을 열어 4·13 총선 공천 단수후보 4명과 경선 지역구 31곳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 경선 지역 발표 명단에 포함돼 있던 김무성 대표의 지역(부산 중·영도)을 누락시켰다. 전날 공관위 전체회의에서 결정된 ‘중·영도의 경선 결정’은 이미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에 보고됐고, 최고위원들도 “김 대표는 단수추천이 가능한 분인데 경선을 하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국회에서 ‘중·영도 발표 배제’ 소식을 전해 들은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최고위원회의가 벌어지고 있던 회의장을 황급히 빠져나와 텔레비전 생중계로 이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당사에 있던 당직자를 통해 ‘김 대표 지역도 발표해야 한다’는 내용의 쪽지가 브리핑 중인 이 위원장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끝내 발표는 번복되지 않았다. 김 대표가 측근을 통해 “반드시 번복돼야 한다”고 전했으나, 이 위원장은 거절했다.
‘살생부 파동’엔 엄격한 잣대
윤상현 욕설엔 관대하자
비박 공관위원들 “불공정” 반발 윤상현, 통화기록 공개 안한채
“통화 상대 기억 안나” 발뺌만 박종희, 사설정보지 돌자 “난 아냐” 이 위원장은 ‘왜 김 대표의 지역 발표가 누락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생각해보니 이대로 나가는 건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새벽에 공관위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지난번 가상 찌라시(사설정보지) 사건의 진실이 안 밝혀진 상황에서 김 대표만 경선에 참여하게 하면 정두언, 김용태 후보자의 경우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의 ‘공천 살생부’ 파문에 관련된 의원들은 함께 심사해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윤상현 욕설 파문 와중에 김 대표를 더 애먹이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발끈했다. 이후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부총장은 “정정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두 공관위원은 브리핑을 열어 ‘회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두 공관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의 독선·독선 사례를 말하겠다”며 작심한 듯이 이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폭로했다. 홍 부총장은 “(공관위원들끼리) 회의 매뉴얼을 공유해야 하는데 (이 위원장은) 회의를 하다가도 갑자기 연락을 받는다든지, 자기 생각이 뭔진 모르겠지만 이분이 그냥 ‘오늘 회의가 여기서 끝난다’고 하면 또 그만이었다”고 했다. 홍 부총장은 또 “(이재오 의원 등) 단독으로 공천 신청한 접수자 51명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줘야 하는데 전부 묶어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관위라는 거대한 기구에 대변인도 두지 않고 혼자 다 하겠다고 한다”고 쌓인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 위원장이 이날 대구 지역 공천을 늦출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한시가 급한데 맘대로 늦춘다고 한다”고 했다. 두 공관위원의 ‘보이콧 선언’ 직전 이한구 위원장도 별도로 브리핑에서 “(살생부 파문과 관련된) 정두언·김용태 의원 부분은 많은 반대가 있어 현 단계에서 연계시킬 생각이 없다”고 물러섰다. 다만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김 대표도 다른 최고위원들과 똑같은 기준에 따라서 살신성인의 기분으로 (경선 여부가) 최후로 결정되는 것을 감수해달라”며 끝내 ‘경선 발표 연기’를 번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1차 단수·우선추천지역 발표 당시 최고위원인 원유철 원내대표의 단수추천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김무성 죽이기’ 폭언을 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 김 대표의 집 앞을 찾아가 거듭 사과했지만 김 대표는 대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총리의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서 “요즘 제 마음이 ‘춘래불사춘’이다. 어딜 가나 마음이 편치 않다”, “국민공천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는데 여러가지 방해와 저항으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보미 황준범 기자 spring@hani.co.kr
윤상현 욕설엔 관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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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상대 기억 안나” 발뺌만 박종희, 사설정보지 돌자 “난 아냐” 이 위원장은 ‘왜 김 대표의 지역 발표가 누락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생각해보니 이대로 나가는 건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새벽에 공관위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지난번 가상 찌라시(사설정보지) 사건의 진실이 안 밝혀진 상황에서 김 대표만 경선에 참여하게 하면 정두언, 김용태 후보자의 경우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의 ‘공천 살생부’ 파문에 관련된 의원들은 함께 심사해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윤상현 욕설 파문 와중에 김 대표를 더 애먹이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발끈했다. 이후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부총장은 “정정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두 공관위원은 브리핑을 열어 ‘회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두 공관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의 독선·독선 사례를 말하겠다”며 작심한 듯이 이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폭로했다. 홍 부총장은 “(공관위원들끼리) 회의 매뉴얼을 공유해야 하는데 (이 위원장은) 회의를 하다가도 갑자기 연락을 받는다든지, 자기 생각이 뭔진 모르겠지만 이분이 그냥 ‘오늘 회의가 여기서 끝난다’고 하면 또 그만이었다”고 했다. 홍 부총장은 또 “(이재오 의원 등) 단독으로 공천 신청한 접수자 51명은 최대한 빨리 결정해줘야 하는데 전부 묶어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관위라는 거대한 기구에 대변인도 두지 않고 혼자 다 하겠다고 한다”고 쌓인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 위원장이 이날 대구 지역 공천을 늦출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한시가 급한데 맘대로 늦춘다고 한다”고 했다. 두 공관위원의 ‘보이콧 선언’ 직전 이한구 위원장도 별도로 브리핑에서 “(살생부 파문과 관련된) 정두언·김용태 의원 부분은 많은 반대가 있어 현 단계에서 연계시킬 생각이 없다”고 물러섰다. 다만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김 대표도 다른 최고위원들과 똑같은 기준에 따라서 살신성인의 기분으로 (경선 여부가) 최후로 결정되는 것을 감수해달라”며 끝내 ‘경선 발표 연기’를 번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1차 단수·우선추천지역 발표 당시 최고위원인 원유철 원내대표의 단수추천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김무성 죽이기’ 폭언을 한 윤상현 의원은 이날 아침 출근길에 김 대표의 집 앞을 찾아가 거듭 사과했지만 김 대표는 대꾸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총리의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서 “요즘 제 마음이 ‘춘래불사춘’이다. 어딜 가나 마음이 편치 않다”, “국민공천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는데 여러가지 방해와 저항으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서보미 황준범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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