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차 공천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당대표 포함 명단을 멋대로 바꿔”
황진하·홍문표 반발에 공관위 파행
이한구 “마지막에 결정할 것” 해명
황진하·홍문표 반발에 공관위 파행
이한구 “마지막에 결정할 것” 해명
새누리당 4·13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10일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독선적 운영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공관위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최근 ‘살생부’ 파동과 여론조사 유출,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죽이기’ 폭언 사태를 거쳐온 새누리당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의 공천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전체 공관위원 11명 가운데 소수의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부총장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원들과 최고위원들의 결정 사항이나 의견을 묵살하는 이 위원장의 독선적 행태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이 위원장이 태도를 바꾸겠다는 확실한 약속이 없으면 공관위 회의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이 반발한 것은 이한구 위원장이 이날 오전 경선 지역 31곳을 발표하면서, 애초 공관위원들이 포함시키기로 합의한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부산 중·영도)를 독단적으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최근의 ‘살생부’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에 관련됐던 정두언·김용태 의원과 김 대표를 연계해 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목이 김 대표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황 사무총장은 “이 위원장에게 ‘이 사안이 오해와 억측을 부를 수 있으니 정정 발표를 해달라’는 김무성 대표의 뜻을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당대표가 포함된 명단을 임의로 한 사람이 바꾸고, 최고위원회의 강력한 의사가 전달됐는데도 묵살할 수 있는지, 공관위원으로서 도저히 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11일 발표를 목표로 했던 3차 공천 후보 압축 명단의 의결도 거부하고 회의장을 나왔다.
이에 대해 이한구 위원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김무성 대표를 정두언·김용태 의원 심사와 연계할 생각이 없다. 다른 최고위원들과 함께 마지막에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두 분이 공관위 활동에 다시 참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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