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 동구 화랑로 자신의 의원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어떤 권력도 국민 이길 수 없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이 23일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이날 밤 10시50분 대구 용계동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공천에 대해 당이 보여준 모습, 이건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면서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새누리당 공관위는 당적 변경 마감일인 이날까지도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결론 내리지 않고 총선 후보등록 첫날인 24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유 의원이 23일까지 탈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유 의원이 탈당함에 따라 공관위는 24일 심사에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허진영 전 대구대 외래교수, 최성덕 전투기소음피해보상운동본부 상임대표 등 남은 3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1명을 후보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번 동구을 선거가 무소속인 유 의원과 새누리당 소속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다음은 유 의원의 이날 발표문 전문이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 동구 화랑로 자신의 의원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발표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서 서기까지 저의 고민은 길고 깊었습니다. 저 개인의 생사에 대한 미련은 오래 전에 접었습니다. 그 어떤 원망도 버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제가 고민했던 건, 저의 오래된 질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였습니다.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건 정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닙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입니다. 정의가 짓밟힌 데 대해 저는 분노합니다.
2000년 2월 입당하는 날부터 지금까지 당은 저의 집이었습니다. 이 나라의 유일한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저는 어느 위치에 있든 저는 당을 위해 제 온 몸을 던졌습니다. 그만큼 당을 사랑했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2011년 전당대회 출마선언, 작년 4월 국회 대표연설 다시 읽어봤습니다. 몇 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난 내용은 없었습닌다.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 한 죄 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입니다.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권력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2항입니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순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입니다.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합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습니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오로지 국민 뿐이고, 제가 믿는 것은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 뿐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이 길을 용감하게 가겠습니다.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국민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 정치에 대한 저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저의 시작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새로운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뜻을 같이 했다는 이유로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 분들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개혁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온 분들입니다. 제가 이 동지들과 함게 당으로 돌아와서 보수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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