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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무성, 탈당 유승민의 “정의가 아니란 말, 비수로 꽂혔다”

등록 2016-03-24 21:02수정 2016-03-25 16:26

김무성의 초강수 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3 총선에서 최근 탈당한 유승민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 등 5개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3 총선에서 최근 탈당한 유승민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 등 5개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당이 가해자, 피해자로 나뉘었다. 당을 억울하게 떠난 동지가 남긴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 아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비수로 꽂혔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더 굽힐 게 없을 정도로 한껏 무릎을 꿇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공천 막바지인 24일 용수철처럼 튀어 나가며 청와대와 친박계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한구 50일 천하’에서 친박계와 충돌할 때조차도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공천은 안 된다”는 원론만 반복했던 김 대표가 가슴에 꽂혔다는 비수를 뽑아 ‘가해자’를 향해 치켜든 셈이다.

김 대표는 전날 유승민 의원이 “시대착오적 정치보복”이라며 박 대통령을 겨냥해 탈당 무소속 출마의 변으로 내걸었던 ‘정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를 그대로 인용했다. 결국 김 대표가 말한 ‘가해자’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그 뒤에 어른거리는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 내려꽂기’와 ‘비박 후보 뽑아내기’가 이뤄진 지역의 무공천을 선언하고 부산으로 내려간 것은, ‘옥새투쟁’이자 박 대통령을 향한 ‘옥쇄투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을 위한 낙하산 공천이라는 평가를 받는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등은 후보 등록조차 못할 처지가 됐고,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며 소스라치는 유승민·이재오 의원은 무소속 당선 가능성이 한껏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옥새·옥쇄투쟁으로 이들이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경우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 맞설 강력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부산으로 내려간 김무성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후 ‘직인 날인 거부’를 선언한 뒤 부산으로 내려와 영도구 사무실에서 영도다리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부산으로 내려간 김무성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후 ‘직인 날인 거부’를 선언한 뒤 부산으로 내려와 영도구 사무실에서 영도다리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당이 가해자-피해자 나뉘어”
박 대통령·이한구 정면 비판
친박 “대통령에 전쟁 선포”

당 안팎에서는 “예상 못한 무대(김무성 대장)의 한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김 대표는 최근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낙천한 유승민계·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무성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무대는 무슨, 무쫄(김무성 쫄병)이다”라는 비판과 조롱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내년 대선을 준비하는 김 대표로서는 상처 입은 리더십을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정치적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친박계 핵심 의원이 “강한 비주류(비박계)-약한 주류(친박계)”라고 평가했던 19대 국회의 여당은, 20대 국회에서는 그 구도가 반전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친박계는 당장 총선 직후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가져온 뒤, 미약한 자파의 대선 후보를 키우고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김 대표 등 비박계를 압박·고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 대표가 공관위 업무가 끝나고 총선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24일을 ‘거사’를 치를 ‘디데이’로 삼은 셈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저녁 만나 “지금 이 사태는 당대표의 단순한 ‘몽니’가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전쟁 선포”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부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사실상 청와대가 김 대표의 옥새투쟁을 박 대통령에 대한 ‘도전’이자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후보등록 전날 사라진 ‘옥새’
김 대표가 부산으로 가져간듯

■ ‘옥새’ 어디로?

새누리당 후보의 공천장에 찍힌 김무성 대표의 직인.
연합뉴스
새누리당 후보의 공천장에 찍힌 김무성 대표의 직인. 연합뉴스
김 대표는 2014년 7월 당대표에 선출된 뒤 자신의 도장 격인 ‘당대표 직인’을 새로 팠다. 새누리당 ‘당인’은 2012년 2월 당명 개정 때 만들어진 것이다. 평소 서울 여의도 당사 총무국 금고에 보관돼 있던 직인과 당인은, 김 대표의 옥새파동 전날인 23일 오후 당대표 비서실 관계자가 찾아갔다고 한다. 김 대표는 무공천을 선포한 5개 지역과 공천 효력정지 상태인 대구 수성을 등 6곳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는 모두 도장을 찍었다. 현재 ‘옥새’의 행방은 묘연하다. 친박계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 시행에 대비해 김 대표가 부산으로 가져갔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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