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 대표 관훈토론회서 사퇴 뜻…“공천과정 당 분열 책임”
‘유승민 공천’ 관련 박 대통령과 관계 질문엔 답변 거부
차기 대선후보 거론엔 몸 낮춰 “입장 정하지 않았다”
‘유승민 공천’ 관련 박 대통령과 관계 질문엔 답변 거부
차기 대선후보 거론엔 몸 낮춰 “입장 정하지 않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내 공천과정에서 벌어진 분열에 책임을 지고 총선 이후 당 대표직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공천제를 100% 지키지 못했고, 그 문제 때문에 당이 일대분란에 빠졌다.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이번 총선이 끝나면 뒷마무리를 잘 하고 사퇴할 생각이 있다”라며 “(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간) 갈등구조 해소 차원에서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무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해, 7월로 끝나는 임기를 기다지리 않고 조기 사퇴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한 ‘친박 공천’ 가운데 이재만(대구 동을)·유재길(서울 은평을)·유영하(서울 송파을) 후보에 대해 “당헌당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공천장에 직인을 찍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친박계가 찍어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였다. 이 결정에 대해 김 대표는 “제가 내린 결정이 없었으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의 공천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박근혜)대통령에 대해선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패널들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거듭 질문했지만 김 대표는 대부분 “답변하지 않겠다”며 거부해 박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최근 대구시당이 유 의원과 주호영·류성걸·권은희 의원에 박 대통령의 사진을 반납하라고 요구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그동안 머리 아픈 일이 많이 있었는데 아주 좋은 코미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18대 총선 경험에 의하면 괜히 무소속 후보를 건드리면 (논란이) 자꾸 커진다. 지역 주민들 판단에 맡기는 게 선거에 도움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당에 실망한 보수층의 투표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야권 지지층 젊은층은 전략적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 지지자분들이 당에 실망하고 화나더라도 참으시고 다시 한번 저희들을 지지해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거듭 몸을 낮췄다. 그는 “저는 여전히 그런 길(대선)을 가기에는 부족한 점 많다고 생각한다”, “아직 대권에 대한 제 입장 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여야 막론하고 대통령감이 잘 안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그런(대권) 생각이 있으면 정체성에 맞는 당 골라 당당히 선언하고 활동하기 바란다. 새누리당은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과 협력해 향후 정치해볼 생각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 새누리당의 정체성을 택해 당에 들어와서 활동하시면 얼마든지 협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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