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국정화 폐지 공조
11월 집필 마친뒤 기준·필진 공개
초단기 감수 내년 3월 배포 계획
야권, 퇴출법안 입법 장기전 예고
선진화법 신속안건 처리 난망
대통령 거부권까지 ‘산넘어 산’
11월 집필 마친뒤 기준·필진 공개
초단기 감수 내년 3월 배포 계획
야권, 퇴출법안 입법 장기전 예고
선진화법 신속안건 처리 난망
대통령 거부권까지 ‘산넘어 산’
야당 의원들의 ‘국정 교과서 퇴출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공동 발의로 다시 불붙게 된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은 20대 국회 전반기 내내 화약고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는 11월 교과서 초안을 공개할 때까지 ‘깜깜이 집필’을 강행하겠다고 선포했고, 야권으로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 정권의 민주주의 역행’을 대표하는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그대로 실행되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 구성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자유경제원 출신으로 여당의 ‘국정화 전도사’로 앞장섰던 전희경 의원 등 ‘강경파’가 배치돼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소속인 유성엽 국회 교문위원장은 19일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20대 국회가 새로 출범했으니 총선 민심 반영 차원에서라도 정부가 국정 교과서 도입을 재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결을 통해서라도 국정화를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선 때 ‘국정 교과서 저지’를 공약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의원총회에서 국정 교과서 퇴출 법안을 당론화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국정 교과서 반대는 19대 국회 당시 우리 당의 당론이기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당론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국정 교과서 폐지는 국민에 대한 약속”이라며 “폐지 결의안 발의 등을 두고 야당 간 물밑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쟁점 법안들에 견줘 정치적 부담도 적다. 국정화 반대 의견은 지난해 내내 끓어올라 지난해 11월 국정화 확정고시를 전후한 여론조사에서 과반이 ‘국정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젊은층의 상식에 반하는 ‘퇴행’에 10~30대가 특히 분노했다.
다만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에 야3당이 똘똘 뭉쳐도 국회를 통과하려면 험로가 예상된다. 상임위(교문위) 안건으로 상정하려면 여야 간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제도)으로 본회의에 상정하려 해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현재 교문위 전체 위원 29명 가운데 야당 소속 위원은 더민주 12명, 국민의당 4명으로 16명이다. 패스트트랙 요건으로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려면 재적위원 5분의 3인 18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야당만으로는 모자란다.
어렵사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국정 교과서 배포는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는 오는 12월 국정 교과서의 감수 및 현장 적합성 검토를 거쳐 내년 3월부터 교육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안 통과 뒤 시행령 등을 정비하고 실제 효력이 발생하려면 빨라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국정 교과서 배포가 3월임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법이 통과돼도 12월에 효력이 발생하는 셈이어서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법안 처리 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국정 교과서 집필진과 집필기준을 계속 숨기고 있는데, 제일 큰 문제는 공개와 적용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이라며 “그동안 학계와 시민사회가 다양한 형태로 반대해왔다면, 이제 국회나 행정기관이 이 여론을 반영하는 조처를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엄지원 김미향 기자 umkija@hani.co.kr
이슈국정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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