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총선 홍보물 리베이트 수수를 지시하고 보고받은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이 조사를 받으려고 27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휘말린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이 27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의 칼끝이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최측근인 박 의원에게로 향하자 국민의당은 사건 연루자에 대한 ‘출당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파문 진화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이날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다”며 세번째 대국민사과를 했다.
오전 10시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박선숙 의원은 “기대하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홍보 업체 간의 금전거래와 관련해 당 차원의 사전 지시나 보고가 있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사무총장으로 당의 선거실무를 총괄하면서 홍보업체 간 허위계약서 작성을 지시·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5분쯤 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한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취재진을 피해 청사 옆문을 통해 법정으로 들어갔다.
국민의당은 업체들끼리 오간 돈이 당에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자세를 바짝 낮췄다. 안철수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오늘 소속 의원 한 분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주요 당직자 한 분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송구스럽고, 결과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당헌·당규가 기소만 돼도 당원권을 정지시키도록 돼 있는데 국민정서는 상당히 가혹한 요구를 하고 있어 당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할 것”이라며 출당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법부 판단을 기다릴 게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당이 선제적으로 중징계를 해야 한다”는 당내 호남 의원들의 뜻과, 당헌·당규에 규정된 ‘기소 시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 조처가 공천을 앞둔 시기가 아니면 징계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기소와 동시에 출당을 시켰다가 사법부의 무죄 판결이 나오면 복당시키는 게 현실적이란 주장도 나온다. 현행법상 비례대표 의원은 자진탈당이 아닌 출당의 경우 의원직이 유지된다.
이세영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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