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소속 의원 16명이 1일 오후 경북 성주군청을 찾아 주민들과 간담회를 나누고 대강당을 빠져나가며 인사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우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당 의원들이 1일 야당 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경북 성주를 찾았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은 이날 영남인 성주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주민들은 ‘국민의당 반가워요’, ‘어디갔다 이제왔노’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반겼다. ‘여소야대 해줬더니 사드철회 지진부진’ 등을 적은 항의성 손팻말도 일부 눈에 띄었다.
국민의당 의원 16명은 이날 오후 1시께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를 둘러본 뒤 “성주군민들이 외롭지 않게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사드 관련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있는 더민주를 겨냥해 “어제 저와 접촉을 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도 ‘곧 사드 배치 반대에 동참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오후 2시30분부터 성주군청 대강당에서 군민들과 간담회를 했다. 강당 의자 270개가 주민들로 가득 차, 100여명은 서서 간담회를 지켜봐야 했다. 성주 주민들은 박 비대위원장과 김성식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주승용 의원 등이 강당에 들어서자 함성과 함께 큰 박수를 보냈다.
“여기 불순세력, 외부세력 있습니까? 있으면 손 한 번 들어주세요.”
박 비대위원장이 강당에 모인 주민들에게 이렇게 묻자, 주민들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비대위원장은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데 왜 박근혜 정부 눈에는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박근혜 정권이 바로 외부 정권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이어 “성주 주민은 지금 대한민국 국민을 대신해 싸우고 계신 것이다. 성주 주민과 함께 국민의당도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사드가 배치되는 성산포대로부터 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한개마을의 주민 이수인(59)씨는 국민의당을 향해 “정치하시는 분들이 이런 마음이면 좋겠다. 국민 한 명 한 명이 도구가 아닌 목적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마이크를 잡고 “정부가 성주 주민을 개, 돼지로 취급해 주민들이 화가 나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왔을 때) 계란과 물병을 던졌는데 경찰이 수사를 한다고 하더라. 이게 경찰이 할 짓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사드 배치의 포괄안보 영향평가를 위한 정의당 특별위원회’도 성주를 찾았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대 의원은 장태수·이영재 정의당 대구시당 공동위원장,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과 함께 오후 5시 성주군의회 의장실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저녁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성주/김일우 기자,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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