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핵심 겨냥 “나 같으면 의원직 내놓고 농사짓겠다”
탈당 비박들엔 “똥 싸놓고 ‘똥 싼 적 없다’ 하면 되나”
탈당 비박들엔 “똥 싸놓고 ‘똥 싼 적 없다’ 하면 되나”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3일 ‘작심발언’은 현란하고 거침없었다. 스스로 “목사라서 입만 열면 설교한다”, “수사력이 부족하고 정치적 언어를 잘 못 사용해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고 하면서도 그의 전방위 공격적 언사는 숨가쁘게 이어졌다.
인 비대위원장의 공격은 주로 서청원 의원 등 ‘친박 핵심’에 집중됐다. 그는 인적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들어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 정치적 도의고 나발이고 (자신들이 만든 정부가) 성공 못했으면 책임져야 그게 인간 아니냐. 나 같으면 국회의원직 내놓고 농사짓겠다. 사람 된 다음 정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옛날 맹장수술하면 꽉 쨌다. 요즘은 구멍 하나 뚫어서 안에 있는 핵만 도려낸다”며 친박 핵심의 탈당을 촉구했다. ‘친박 인적 청산 대상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옛날엔 창자도 이만큼 잘랐는데 요샌 의술이 발달해 문제 부분만 잘라 매면 된다. (그래야) 빨리 회복된다”고 받아쳤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오늘날 우리나라 국정의 어려움은 박근혜 정부 때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 때부터다. 이 분(이 전 대통령)이 엠비(MB) 정부의 공과를 다 지고 나가는 거 아니겠냐”며 ‘가시’를 드러냈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탈당과 관련해선 “별로 머릿속에 없던 분인데, 큰 결단으로 어려운 당에 활로를 열어줘서 전직 대표로서 모범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친박 핵심’과 견줬다.
인 비대위원장은 개혁보수신당(가칭)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을 거론하며 “그럼 그 전전직 대표는 어떻게 하는가”라고 말해 김무성 전 대표를 겨냥하는 한편, ‘친박 핵심 청산 뒤 신당 흡수설’을 부인하며 “여기(새누리당)에다 똥 잔뜩 싸고 도망가서 ‘난 똥 싼 적 없다’고 그러면 되겠느냐”고 비난했다. 또 그는 “신당의 많은 분들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서민 아픔을 알고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라며 “서민보수라고 하면 국민들이 믿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반기문씨도 우리 당의 도덕적 기준에 맞아야 한다. 온다고 하더라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당 협력을 안 받으면 아무나 대통령 못 된다. 우리가 (대선주자를) 골라잡을 수 있다”며 “불임정당이라는데 인공수정도 가능하고, 양자 들이든지, 늦둥이를 낳을지도 모르고, 우리 당 안에 훌륭한 후보가 많다”고 강조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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