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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인명진 “반기문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돼”

등록 2017-01-24 12:09수정 2017-01-25 16:13

새누리 의원 접촉에 작심 비판…“황교안 출마 막을 일 아냐”
바른정당서도 자강론 “반, 후보 되면 질서있게 패배” 주장도
범여권인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내부에서 당내 후보를 확실히 세워 활로를 모색하자는 ‘자강론’이 제기되고 있다.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되, 국민의당처럼 당 내부를 정비해 힘을 먼저 키우자는 주장이다.

그동안 ‘우리 당에 맞는지 검증하겠다’면서 반 전 총장 비판을 자제해왔던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포문을 열었다. 그는 <불교방송> 라디오에 나와 “반 총장님이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면서 “정정당당하게 정책을 밝히고 당을 만들든지 그래야지 다른 당 국회의원들 오라는 걸 국민들이 어떻게 볼까.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옛날에 국회의원 떼어 가는 일 같은 아주 그릇된 정치행태가 있었는데 반 총장이 이런 접근으로 정치를 시작한 것에 대해 참 유감스럽고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전날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을 만나고, 충청권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당이 ‘2차 탈당’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은 그러면서 최근 새누리당 내부에서 대선 후보 추대 논의가 일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황 권한대행의 출마는) 그분의 정치적인 결단”이라며 “그분이 대권에 도전해야겠다, 그런데 새누리당을 택해야겠다. 그러면 얼마든지 그것은 자유로운 선택이고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금 벌써부터 흔들리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 있다”면서도 “때가 되면 그분이 결단하실 일이고, 뭐 어떻게 오시는 걸 막겠습니까”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반 전 총장이 정당으로서 새누리당을 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보수를 대표할 별도의 유력 주자를 키워야 한다는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새누리당과는 다른 처지이지만 반 전 총장의 연대 상대로 가장 유력한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자강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이들뿐 아니라, 그동안 반 전 총장에게 ‘범보수 단일후보’ 역할을 기대해왔던 이들 사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반 전 총장 영입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최근 반 전 총장이 행보나 발언을 보면 대단히 실망스럽다. 그가 보수세력의 대선 후보가 되면, 아마 (대선에서) 질서있는 패배를 하게 될 것 같다”면서 “당내 준비가 많이 돼 있는 유승민, 남경필 후보가 본선에 가면 오히려 확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또 다른 의원도 “이제 막 창당을 했는데 반 전 총장의 종속변수로 자꾸 휘둘리는 식으로 언급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반 전 총장이 우리 당에 입당하면 당연히 환영하겠지만, ‘제3지대’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 당내 후보들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여전히 모호하고 또 귀국 뒤 행보가 생각보다 파괴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지금은 ‘입당’을 전제로 논의하고, 이후 당을 뛰어넘는 연대 협상에 나서더라도 협상력을 최대한 키워놓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언니가 보고 있다 49회_반기문 쫓아다닌 “나쁜놈들”의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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