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세종시청에서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 소속 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심 후보는 “국민적 총의를 모으고 정치권 합의를 거쳐 세종시 기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세종/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상승세를 타며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가 형성될 조짐을 보이자 정의당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끝까지 완주하고 ‘의미있는’ 득표율을 얻어 진보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회복하자는 정의당의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6일 국회에서 심상정 후보 정책자문단 발대식(단장 손호철 서강대 교수)을 열었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최용기 창원대 명예교수 등이 고문을 맡았고 각 분야의 진보적인 학자 123명이 이름을 올렸다. 발대식에선 ‘양강 구도’ 프레임이 정의당의 존재감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정세분석이 이어졌다. 양경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재인으로의 교체는 정권교체이고 안철수는 정권교체가 아니라는 인식이 차별적으로 적용되면 과거의 판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짚었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진보정당이 중도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거나, 문-안 대결이 박빙으로 치달으면 정의당이 실제 얻을 수 있는 표의 규모는 더욱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세균 고문은 “정권교체를 넘어서서 1997년 아이엠에프(IMF)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를 거쳐온 헬조선 문제를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진보정당 본연의 자세다. 끝까지 완주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위 ‘양강구도’는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퇴행적인 정치공학의 산물이다. 기득권 세력이 이번 대선을 ‘문재인 대 안철수’라는 양강구도로 몰아가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심 후보는 “자유한국당·바른정당에 대한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 정권교체는 국민이 이미 해놓았다”며 “저의 사퇴는 촛불 시민의 사퇴다. 제 정치인생을 걸고 완주하겠다고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