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기상변화센터에서 열린 미세먼지 대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침, 뿌연 봄날이었다. 최근 제트기류에 올라탄 듯 초고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한양대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찾아 미세먼지 문제 해결 공약을 발표했다. 긴요한 생활밀착형 이슈로 대형 정책 의제의 틈새를 파고들어 가려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이날 미세먼지를 ‘국가재해재난’에 포함시켜 국가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한편, 환경정책기본법을 개정해 미세먼지 기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PM10) 예보등급 기준(㎍/㎥)은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 등 총 4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나쁨 등급 기준을 50으로 잡고 있어 우리나라 환경부 기준이 외국에 비해 훨씬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안 후보는 구체적인 실천 공약으로 ‘환경외교’를 첫손에 꼽았다. 중국 등에서 건너오는 황사·스모그와 관련해 대기오염 피해에 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 미세먼지 문제를 환경의제로 채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에게 할 말은 하는 환경외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당진 1·2호기 등 아직 착공하지 않은 석탄발전소 4기를 친환경에너지 발전원으로 전환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11월~4월엔 화력발전소 가동률을 100%에서 7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첨단기술 도입도 제안했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미세먼지 측정망을 구축하고, ‘실외 공기 청정기’인 스모그 프리타워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효과가 검증되면 확대 설치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겨레> 대선정책자문단의 일원인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첫 환경공약을 내놓았다는 점에선 평가할 만하나, 자신의 임기 내에 대기 환경 질을 어느 수준까지 개선하겠다는 목표 수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실제로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배기가스이고 오히려 발전소의 오염원 비중은 계속 줄어들었다”고 짚었다. 그는 특히 중국과의 환경외교 공약에 대해선 “기존 정부도 환경장관 회의 등에서 지속적으로 항의해왔지만 효과가 없었다. 구체적 수치와 분석을 갖고 이야기를 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주현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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