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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 후보 영입 서울대, 연구실적 미흡한 부인도 두달뒤 채용

등록 2017-04-11 22:23수정 2017-04-12 14:42

대선 D-27 후보 의혹 검증
안 부부 ‘1+1 특혜채용’ 의혹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대선후보 강연회에 참석해 정책제안서를 전달받은 뒤 `중소기업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차기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대선후보 강연회에 참석해 정책제안서를 전달받은 뒤 `중소기업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를 둘러싼 특혜 임용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김 교수가 2008년 카이스트 교수, 2011년 서울대 교수로 채용된 배경에 안 후보의 ‘후광’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김 교수의 연구실적과 경력이 부교수(카이스트)와 정교수(서울대)로 임용되기에 미흡했는데도, 두 학교가 안 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김 교수를 함께 채용한 것이라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미경 교수는 안철수 후보의 서울대 의대 1년 후배로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단국대와 성균관대에서 병리학 교수·전문의로 15년간 일하던 그는 2002년 미국 유학을 떠나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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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논문은 모두 병리학인데 생명과학정책 분야에 임용 김 교수는 2008년 4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생명과학정책 분야 부교수(7호봉)로 임용됐고 2009년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으로 소속을 옮겼다. 김 교수의 임용 시기는 카이스트가 안철수 후보를 석좌교수로 초빙하던 시기와 겹친다. 카이스트에 300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은 2008년 3월26일 안 후보를 석좌교수로 추천했고, 김미경 교수는 4월1일 부교수로 채용됐다. 안 후보는 한달 뒤에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부부가 동반 임용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카이스트 전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시 학내 인사에게서 ‘안철수는 부인까지 묶어야 온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2012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미경 교수의 카이스트 교수 임용 당시 자질 논란이 제기됐다. 카이스트 임용 당시 김 교수의 논문 41개 가운데 40개가 병리학 논문이고, 임용된 분야인 생명과학정책 관련 논문은 1건에 불과한 탓이다. 박인숙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이러한 임용이 안철수 교수를 뽑기 위한 끼워팔기 특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임용이 공정한 사회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서남표 총장은 “물론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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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임용 때 심사위원 경력 놓고 ‘갑론을박’ 김미경 교수는 이어 2011년에는 안철수 후보와 함께 서울대 정교수로 나란히 특채됐다. 서울대에서 특별채용으로 부부가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로 임용된 것은 안 후보 사례가 처음이다. 당시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대가 ‘토크콘서트’ 등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안철수 후보를 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적극 나섰고, 이를 위해 김 교수까지 함께 채용했다는 의혹이 나온 배경이다.

김미경 교수 임용심사때 ‘자격’ 논란
“생명공학 논문 부족” “비판 나올 것”
전문성 논란끝 ‘8대6’ 심사 통과

교수들 “해명하라” 문제 제기
반발 편지 돌리는 등 의대 분란
심사위원 중 1명은 사퇴하기도

카이스트 동반 임용도 이례적
안 석좌교수 추천뒤 김 교수 채용
학교 관계자 “둘 묶어야 온다고 들어”

안 후보쪽 채용특혜 의혹 해명
“서울대 절차에 따라 채용
문제 있다면 서울대가 답해야”

실제로 당시 서울대의 교수채용 심사위원회에서는 김 교수 임용 적정성을 두고 두차례 별도 회의를 열어 격론을 벌였다. <한겨레>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정년보장교원 임용심사위원회’ 1, 2차 회의록을 보면, 심사위원 17명 가운데 13명이 참석한 2011년 6월2일 1차 회의에선 김 교수 임용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최근 3년간의 연구 실적이 미흡하여 전문성을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관련 논문 세 편을 의과대학으로부터 제출받아 검토”, “정년보장 교원임용 심사위원회 심사기준에 대한 내부적 비판과 서울대학교의 교수정년 보장 심사기준에 대한 대외적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등 논란이 제기됐다. 또 “학교의 정책적 고려에 의해 교수를 정년보장으로 신규임용하는 경우 별도의 정년보장 심사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어, 김 교수의 임용이 통상적인 임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김 교수는 2011년 6월13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심사위원 14명 가운데 8명의 찬성으로 가까스로 교수에 임용됐다. 당시 심사위원 가운데 한명은 “양심상 더는 위원회에 남아 있을 수 없다”며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 심사위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인사위에서 있었던 일은 어디서 말해서도 안 되고 취재에 응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 임용 뒤 서울의대 안에서도 분란이 일었다. ‘서울의대를 사랑하는 교수모임’은 당시 의대 교수들에게 편지를 보내 “의대에서 워낙 생소한 전공분야여서 (김 교수의) 논문을 검색해보았다. 놀랍게도 생명공학 또는 정책에 대한 논문을 찾을 수 없었다”며 “김 교수의 임용 과정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요구했다.

2012년 국감에서도 김 교수가 연구실적, 경력 등이 부족한데도 서울대 의학과 생명공학 정책분야의 정교수로 임용된 배경을 두고 집중적인 공방이 벌어졌다. 박인숙 의원은 “(김 교수를) 윤리정책을 가르치라고 (채용)했는데, 관련 논문은 딱 두개다. 하나는 석사논문이고, 에스시아이(SCI) 등재는 한 편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국감에서 “안철수·김미경 동시 임명이 우연인가, 의도적인가”라는 물음에 “안철수 교수의 융합대학원 교수 영입을 계기로 해서 발생된, 어떻게 보면 동기부여가 되고…”라며 말을 흐렸다. 안철수 캠프 쪽은 김미경 교수 채용특혜 의혹에 대해 “서울대의 자체 절차에 따라 채용된 것으로 안다. 무슨 문제가 있었다면 서울대에서 답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규남 박수진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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