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각 당 대선후보들의 선거 벽보가 공개됐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각 당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 벽보가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보의 커다란 얼굴사진과 이름, 기호, 당명, 슬로건을 넣는 전형적인 포스터의 형식을 파괴하고, 안 후보가 양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상반신 사진에 당명도 생략한 ‘파격’을 감행한 것이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17일 “기존 정당에서 해 온 것과 달리 국민들께 대한민국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주체로서의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선거벽보에 활용된 사진은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사진을 그대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터에는 안 후보의 그림자까지 그대로 살려져있다. 다른 후보들의 벽보와 ‘너무나 다른’ 형식 탓에 처음 선대위 내부에서도 당혹해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처음에 안철수 후보 포스터만 따로 봤을때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후보 5명의 포스터를 이어 붙인 프레젠테이션을 보니, 3번인 안 후보의 포스터가 가장 눈에 띄고 상징적이었다. 무릎을 쳤다”고 말했다. 3번인 안 후보가 양쪽 후보들을 밀어내는 모습, 문을 여는 모습 등 다양한 상상이 가능한 포스터라는 설명이다. 안철수 후보는 광고 제작을 맡은 광고전문가 이제석씨를 직접 영입했고, 이번 벽보까지 이씨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석씨는 안 후보의 선거 슬로건인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구호도 만들었다고 한다.
안 후보는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유세현장에서 “아주 다른,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처음한 시도이다. 변화하는 모습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드리려 했다”며 “이번 벽보를 통해 대한민국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제 국정운영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기남 국민의당 홍보부본부장은 “이제석씨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벽보의 콘셉트를 ‘차별화’로 정했다”며 “벽보가 화제의 중심에 서고, 특히 20~30대 젊은층들에게 각인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의 벽보가 화제에 오르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선 ‘사진 합성’ 논란도 나왔다. 머리 스타일도 평소와 달리 왼쪽 가르마라는 점이 의혹의 ‘주된’ 쟁점이다. <한겨레> 사진부 확인 결과, 안 후보의 벽보 사진은 지난달 26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경선에서 안 후보의 몸통을 가져왔고, 지난 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경선 때의 안 후보 얼굴을 180도 좌우 반전시켜 가져와 합성한 사진으로 추정된다. 이제석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 장의 완전한 사진이 없어 몸통과 얼굴 사진을 조합했지만, 얼굴을 반전시켰는지까지는 잘 몰랐다”고 말했다. 김규남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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