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생방송 토론을 시작하기 앞서 투표참여 독려 피켓을 들 것을 요청받고 있다. 국회기자단
28일 열린 19대 대선 5차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사이에 전임 정부의 성패를 놓고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
먼저 문 후보가 유 후보에게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점 등을 지적하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우리 경제가 참담하게 실패한 걸 인정하시냐. 경제성장률, 청년실업률, 국가부채, 가계부채, 모든 지표를 보더라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실적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또 이명박·박근혜냐. 문재인 후보는 뭐든지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또 “4개 정권에서 경제성장률은 5%, 4%, 3%, 2%까지 5년마다 1%씩 내려왔다”며 “경제가 이런 건 이명박·박근혜 10년을 비판할 게 아니라 5년마다 정권을 바꾸며 인기가 없더라도 제대로 된 성장정책을 추진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반격했다.
문 후보는 거듭 유 후보를 향해 “우리 유승민 후보는 다른 곳에서 갑자기 내려온 게 아니다. 경제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고 그 토대 위에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해야 진정성이 있는 게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유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경제정책 잘한 거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잘한 게 없다. 진지하게 해법을 구하자는 토론에서 무조건 그렇게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 바꾸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문 후보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정말 후회하게 된다”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토론에서 ‘전 정권 책임론’을 이어갔다. 홍 후보는 “문 후보가 자꾸 이명박·박근혜 정권 비난하는데, 사실 문 후보가 2인자 행세하던 당시에는 길 가다 넘어져도 노무현 탓, 골프하다 오비해도 노무현 탓, 그 정도였다”며 “디제이부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네 정권 거치며 지니계수가 최고 나쁜 때가 노무현 대통령 때”라며 “현재 지니계수는 (참여정부 출범 전인) 2002년과 비슷하게 내려왔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여기 계신 세 분이 전임 정권에 책임 있으신 분들이다. 구조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제대로 개혁하지 못해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참여정부 때 지니계수가 최악”이라는 홍 후보의 주장에 대해 “엠비 정권 때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다”며 홍 후보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팩트체크 결과를 내놨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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