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서 문재인 “동성애 반대” 발언
찬반 공방 번졌지만 오래못가 일단락
‘차별금지’ 진전 없이 수면 밑으로
찬반 공방 번졌지만 오래못가 일단락
‘차별금지’ 진전 없이 수면 밑으로
“(동성애에) 반대한다”,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혼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
지난달 25일 4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동성애를 반대하냐”는 질문에 대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답변은 큰 파장을 불렀다. 정치의 영역에서 주변부에 머물렀던 동성애가 주요한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토론회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성 소수자 문제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인권 감수성이 의심된다”는 비판과 함께 “동성혼 합법화는 시기상조다”, “보수층 표심을 의식한 발언이다” 등의 반론이 맞서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이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점철됐다”고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급기야 토론회 다음날인 4월26일엔 문 후보의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행사에서 성 소수자 단체가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토론회 이틀 뒤인 4월27일 문 후보가 “성 소수자분들이 아직 우리 사회의 많은 차별 때문에 고통을 많이 겪고 있다. 그분들이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바라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대선에서 동성애 문제가 공론화된 건 의미 있지만, 차별금지법 제정·동성혼 합법화 이슈 등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대선에서 동성애 이슈가 사회적 의제가 된 건 그 자체로 의미 있다”면서도 “참여정부에서 논의되던 차별금지법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정과제로 선정된 그동안의 역사를 견줘보면, 주요 후보들의 입장이 오히려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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