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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사드 발사대 4기 숨긴 국방부 ‘국기 문란’

등록 2017-05-30 21:27수정 2017-05-30 22:01

2기 외 ‘비밀리 반입’ 뒤늦게 확인
5일전 국정기획위에 보고도 안해
문 대통령 “충격적” 진상조사 지시
인적청산 등 고강도 개혁 따를듯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발사대 4기가 비밀리에 국내로 반입돼 경북 성주 부지 인근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국방부의 보고 누락 경위 등에 대한 진상 파악을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 지시했다. 국방부의 보고 누락을 묵과하기 힘든 국기문란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는 의미로,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군과 국방부에 대한 강도 높은 인적 청산과 개혁 조처가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후 취임 뒤 처음으로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맨 왼쪽)의 안내를 받아 합동참모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후 취임 뒤 처음으로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맨 왼쪽)의 안내를 받아 합동참모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성주에 이미 설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한국에 추가 반입돼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문 대통령은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된 경위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할 것을 민정수석과 안보실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어제(29일) 이 사실을 보고받고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으며,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오늘 전화를 걸어 발사대 4기가 이미 국내에 반입된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지난 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하면서도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위로 4기가 추가 반입된 것인지, 반입 결정은 누가 했고, 왜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새 정부에도 지금까지 보고하지 않은 것인지를 조사하라는 게 문 대통령의 지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가 사드 추가 반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가 성주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지도 함께 살필 것을 지시했다고 윤 수석은 덧붙였다.

청와대는 4기의 사드 발사대가 새 정부 출범 전 국내에 반입돼 성주 부지 인근 미군기지에 보관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일부 언론에는 대선 전인 지난 4월 말, 사드포대를 구성하는 발사대 6기가 국내에 반입돼 2기는 성주 부지에 배치되고 나머지 4기는 미군기지에 보관 중이라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윤 수석은 “4기가 들어왔을 거라는 건 추정일 뿐이었다. 거기에 대한 어떠한 사실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25일 국정기획위 보고 때 말하지 않았다. 국정기획위에는 (작전 사항을 제외한) 사드 관련 일반 사항만 보고하고, 다음날인 26일 국방부 정책실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의용 실장도, 국정기획위도 사드 4기 추가 배치에 대한 내용을 전혀 보고받은 적 없다. 26일 국방부 정책실장의 보고서에도 관련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 20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사드 추가 반입 사실이) 새 정부 어느 누구에게도 보고되거나 공유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세영 박병수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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