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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대선패배 87일만에…안철수 대표출마 ‘국민의당 내홍’

등록 2017-08-03 21:57수정 2017-08-04 01:29

“당 생존위해 모든 것 던지겠다
튼튼한 3당 있어야 다당제 유지”
의원들 12명 반대성명 발표
박지원 “후보등록전 재고 기회”
경선 예정자들 반발도 거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8·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5·9 대선에서 3위로 패배한 지 87일 만에 안 전 대표가 당의 전면에 복귀할 뜻을 밝히자 다수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갈등이 분출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패배 뒤)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다”며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지만” 자신은 당을 택했다며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다당제’와 ‘중도 노선’을 출마 명분으로 내걸었다. 그는 “국민이 대접받는 정치를 위해 국민의당과 같은 튼튼한 제3당이 있어야 한다”며 “다당제의 축은 국민의당이 살아야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도를 극도로 신념으로 갖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 극중주의”라고 소개하면서 “극중주의로 정권을 잡은 게 프랑스고, 대한민국에는 국민의당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또 “같이 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고 밝혀, 바른정당과의 연대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대선 패배의 책임론과 ‘제보조작’ 사건 수사의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책임을 요구하는 민심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안 전 대표는 제보조작 사건과 무관하다고 검찰이 판단했으나 자신의 영입 인재 1호인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구속기소된 만큼 일정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안 전 대표가 ‘조기 복귀’를 선택한 것은 민주당에 뿌리를 둔 호남 중진 정동영·천정배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제3의 길’ 노선이 옅어지고 당 정체성이 왼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서둘러 회복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한 측근 의원은 “안 전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망하면 당이 와해된다’는 생각이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 다수 의견은 다르다. 조배숙·주승용 등 호남 의원 8명과 이찬열·이상돈 등 비호남 의원 4명은 이날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원·김동철 의원 등 전·현직 지도부와, 이용주·채이배 의원 등 안 전 대표와 만나 출마에 반대하는 뜻을 밝힌 초·재선 의원까지 합하면 반대파 의원은 최소 20명에 이른다. 박지원 전 대표는 “비록 출마선언을 했지만 후보등록일인 10일까지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며 ‘번복’을 촉구했다.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고문단 20여명은 탈당을 결의한 상태다. 당권 도전에 나선 다른 이들의 반발도 거세다. 천정배 의원은 “최악의 결정”이라고 평가했고, 정동영 의원은 “인기와 리더십은 다르다”며 안 전 대표를 공격했다. 김한길 전 의원 쪽은 “제3세력의 가치를 제대로 확립하는 전대가 돼야 할 텐데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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