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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성진, ‘건국절’ 주장 뉴라이트 인사 초청해 강연

등록 2017-08-30 14:41수정 2017-08-30 15:22

‘식민지근대화론자’ 이영훈 전 교수 섭외
창조과학회 참여 이어 역사관도 도마에
여당 내에서도 “심각한 상황” 우려
정의당·국민의당 “지명 철회” 요구
이승만 정부의 독재를 정당화하는 연구보고서를 써서 역사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포항공대 교수)가 뉴라이트 계열 학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난해 학과 세미나에 초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교수는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식민지근대화론자여서, 박 후보자의 역사관을 둘러싼 비판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30일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누리집을 보면, 해당 학과는 지난해 11월25일 교내 한 건물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문명사적 의미’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연사로 나선 이영훈 전 교수를 초청한 이는 박성진 후보자다. 지난해 9~12월까지 진행된 기계공학과의 정기 세미나에서 다른 교수들은 ‘분자동역학을 이용한 실리신의 기계적 거동 연구’(김기동), ‘바이오화학산업과 탄소자원화’(임근배) 등 전공과 관련있는 주제를 정해 연사를 섭외했지만 박 후보자만 유독 전공과도 무관한 주제를 택한 것이다.

강연에 나선 이 전 교수는 세미나 소개글에서 “18~19세기에 걸쳐 조선왕조의 경제가 쇠퇴하고 정치·사회가 혼란해진 것은 그 시대가 ‘개인’과 ‘자유’의 범주를 몰랐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개인의 자유’를 건국의 기초 이념으로 삼은 것은 한국인의 오랜 문명사에서 일대 전환을 의미했다”라고 적고 있다. 이 전 교수는 근대사에서 일제 강점기를 ‘경제성장’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하고, 임시정부를 뿌리로 삼은 대한민국의 국가 정통성을 부정하는 식민지근대화론의 대표주자다. 노무현 정부 임기 4년차인 2006년 7월31일 <동아일보>에 ‘우리도 (1948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건국절을 만들자’는 칼럼을 실으면서 ‘건국절 논란’의 방아쇠를 당기기도 했다.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2016년 2학기 정기 세미나 웹자보 일부 갈무리.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2016년 2학기 정기 세미나 웹자보 일부 갈무리.

박 후보자가 자녀 이중국적 등 도덕성 논란과 창조과학회 가입 논란에 이어 왜곡된 역사관으로 입길에 오르자 여당 내에서도 조심스럽게 비판적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 역사관과 관련한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교문위원들과 논의해보고,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인사를) 바로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도 ‘부적절한 인사’라며 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기본도 없이 자리만 좇는, 심지어 역사관과 생각마저 의심스러운 폴리페서에게 야심차게 승격,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를 맡길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박 후보자의 역사관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도 완전히 어긋난다”며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질 장관으로선 완전히 실격이다.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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