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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MB청와대 ‘야당·좌파언론’ 전담…제2롯데 반대여론 직접 관리

등록 2018-02-27 21:46수정 2018-02-28 14:10

이재정 민주당 의원, 2008년 청와대 문서 필사본 공개
제2롯데월드 반대세력 대응 ‘여론관리 방안’ 마련
“경제악화 분위기 최대환 활용해 선제 대응” 주문
롯데 쪽에도 “정부 지원 마지막 기회” 설득 방침
무리한 건설승인 배경과 특혜 의혹에 관심 증폭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천공항/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가 제2롯데월드 건축에 반대하는 야당, 언론, 군·예비역 단체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정부 부처를 지정하는 등 정부 차원의 ‘여론관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비행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국방부 의견대로 제2롯데월드 건축을 허가하지 않은 노무현 정부와 달리, 이명박 정부가 청와대 주도로 여론 대응에 나설 만큼 무리하게 건설을 승인한 배경과 특혜 의혹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2월15일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이 작성한 ‘제2롯데월드 건설 추진 관련 여론관리 방안’ 문서의 필사본을 공개했다.

문서를 보면, 당시 청와대는 ‘각계 예상 반발 동향’이란 항목에서, 야당이 “(제2롯데월드 건설을) 대정부 공세 호재로 보고, 정경유착으로 몰아붙이면서 국회 국정조사 요구 등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며 “여당 내부 일부 친박(근혜) 계열 의원들도 ‘경제우선 논리로 안보를 버리는 것은 위험하다’며 가세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른바 ‘좌파언론’이 “이명박 대통령과 롯데 총괄 사장이 대학 동기·동창 관계여서, 재벌 특혜라고 정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언론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군 예비역 조직의 반대 집회 움직임과 함께, “롯데 특혜 요구를 수용하기 이전에 서울공항 주변 고도제한부터 완화하라”는 성남 지역민들의 집단행동도 위험요소라고 예상했다.

이에 당시 청와대는 제2롯데월드 건설 승인을 위한 과정을 3단계(‘정부·롯데 비공식 협의→롯데 건축 허가 신청→(건축 허가를 위한) 서울시 행정협의조정위 심의·결정’)로 나눈 뒤, 단계별 여론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유관기관의 철저한 공조로, 사업추진 단계별로 여론을 면밀히 관리하되, 국내외 경제악화·위기상황이란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하며 각계의 정치 특혜 논리 등 불만요인을 차단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정부 부처에 주문했다. 여론관리 방안으로, 전문가 언론기고·칼럼을 통한 제2롯데월드 건설 필요성 홍보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번 문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롯데 쪽에도 건설 추진을 적극 설득하라고 밝힌 대목이다. 문서를 보면, 당시 청와대는 ‘롯데와의 비공식 협의 단계’에서, “(롯데 쪽에) 정부가 전폭 지원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논리로 조기수용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요 재원을 엔화로 충당함에 따라 현 엔화 강세로 인해 신속한 의사결정시 혜특을 보는 측면 강조”라고 돼 있다. “신격호 롯데 회장이 평소 ‘죽기 전 고국에 명물 하나 지어놓고 가겠다’고 언급했음을 인용”한다는 표현도 청와대 문서에 적혀 있다.

이와 함께 당시 청와대는 건설 추진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응하는 전담 부처도 배정했다. 여론에 영향을 주는 정치권과 ‘좌파언론’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가 전담하고, 군 원로와 예비역 단체는 국방부와 공군이, 성남 지역 민원은 청와대 정무·민정 쪽과 행정안전부 등이 맡아 대응했다. 특히 군인 출신들의 반발에 대해선 “이미 결정된 사안을 두고 논란이 부각될 경우 재야세력만 도와주는 결과”란 논리로 설득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문서는, 지난해 7월14일부터 2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문건들을 이재정 의원이 열람해 손으로 직접 적어서 언론에 공개한 필사본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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