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07년 대선때 비비케이(BBK)사건 방어팀장을 맡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이 되게 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 대표가)자신만만할 게 아니다. 국민들의 역린을 건드리면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26일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나와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형사책임을 받지 않을 정도로 자신 있는 시점이 됐다. 이런 얘기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이 홍 대표의 ‘형사책임’을 언급한 것은 2007년 대선 당시 불거진 ‘비비케이 가짜편지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다. ‘가짜편지’는 2007년 말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라는 의혹을 받은 김경준씨가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공범이라는 증거를 대겠다며 미국에서 국내로 입국하자,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이 김씨의 입국에 노무현 정부와 여당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물증이었다. 편지는 미국 교도소 수감 동료인 신경화씨가 김경준씨에게 보냈다는 것으로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고, 홍 위원장은 ‘큰집’이라는 표현을 정부와 여당이라고 적극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후 검찰 수사등에서 편지는 신경화씨와 동생 신명씨, 양승덕씨가 작성한 것으로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김경준씨는 2012년 홍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홍 대표가 가짜편지 작성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그럼에도 홍 대표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비케이 사건은 이번에 문제가 된 다스와는 다른 사건이다”며 자신이 비비케이 사건을 방어했다고 언급하는 것에 대해 박 의원은 “결국 ‘홍준표 대표가 공소시효가 다 지난 거 아니냐’ 라는 그런 자신만만한, 해보려면 해보라는 그런 태도로 지금 ‘내가 방어했다’ 이렇게 쓴 것이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5·18, 12·12사태 등 이른바 헌정파괴 범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언급하며 “처벌해야 할 중대한 공익이 있는 경우에는 소위 공소시효 이론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이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짜편지 사건이)단순한 선거법 위반이나 명예훼손 사안이 아니라 정치 공작에 가까운 사안이기 때문에 대단히 중대 범죄일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의 역린을 건드려서, 결국 국민 여론을 그렇게 조롱하면 결국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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