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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대혼돈…참패 책임론·쇄신방향 싸고 분분

등록 2018-06-15 21:04수정 2018-06-15 22:13

비상의원총회서 핵심비대위 합의
초선 5명, 친박·지도부에 “중진 은퇴”
김성태는 “모두 반성” 공동책임 거론
김진태 “반성하다 정체성 잃으면 안돼”
총회뒤 초·재선 따로 당개혁안 논의
김성태 원내대표(앞줄 가운데)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오후 국회 중앙홀에서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문을 읽는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성태 원내대표(앞줄 가운데)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오후 국회 중앙홀에서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문을 읽는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6·13 지방선거 참패 뒤 첫 자유한국당 비상의원총회가 열린 15일, 총회 장소인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장 양쪽 전광판에는 하얀 배경에 정자체로 쓰인 ‘반성문’이 떠 있었다. 의원들은 당에서 받은 사전 요청대로 넥타이를 하지 않은 흰 셔츠 혹은 블라우스 차림을 한 채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백의종군’을 의미하는 흰옷을 입고 ‘석고대죄’를 한 뒤 의원총회를 시작하는 게 지도부의 애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과가 먼저냐, 의총이 먼저냐를 두고 의원들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한 의원은 “오자마자 쇼부터 시작하나. 옛날식처럼 보인다”고 한숨을 쉬었다.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없는 참패 속에, ‘사과’의 방식을 놓고도 의견을 모으지 못하는 자유한국당 내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수구와 적폐, 국정농단 원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반성하고 자성에 이르지 못한 저희들의 잘못이 크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고도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책임’을 얘기했지만, ‘누가’를 놓고는 뜻이 갈렸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뒷전에 숨어 뒷짐지고 있던 분들,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며 당 전체의 반성을 촉구하고 “다 헐어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공동책임’을 거론했다. 하지만 초선인 성일종 의원은 “당을 살리는 일에 책임있는 결단을 내 주시라. 초선들이(보수 개혁을) 추동해 가겠다”며 중진의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자 ‘중진’ 김무성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누구를 탓하기보다 자기 성찰부터 하는 반성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질타한 뒤, “총선에 불출마한다. 분열된 보수 통합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쇄신’에 대해선 ‘어떻게’를 놓고 엇갈렸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안보 프레임이 이미 바뀌었는데, 읽지 못하면서 기존의 보수 세력까지 마음이 떠났다”(송석준 의원)는 의견이 나온 반면, “반성과 혁신은 좋지만, 반성하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김진태 의원)는 반론도 나왔다.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의원들은 국회 중앙홀에서 무릎을 꿇고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이들은 “당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책임을 전가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렸다. 보수의 가치가 희생과 책임에 있음에도 소홀히 했다”고 반성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동안 자유한국당 안에선 보수 몰락의 책임과 당 수습 대책을 놓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정종섭, 이은권, 성일종, 김순례, 김성태(비례) 의원 등 초선의원 5명이 “지난 10년 보수정치 실패에 책임있는 중진은 정계 은퇴하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라”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의원총회 뒤 초선의원 30여명과 재선의원은 각각 따로 모여 당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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