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새 당대표로 선출된 정동영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평화당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정동영(4선·전북 전주병) 의원이 위기의 평화당을 2년간 이끌 구원투수로 낙점됐다. ‘진보적 민생주의’를 표방한 정 의원이 대표에 당선되면서 향후 평화당은 좀더 ‘개혁적인 선명 야당’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의원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평화당 전당대회에서 68.57%의 지지를 얻어 대표에 당선됐다.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신임 대표는 열린우리당 시절 두 차례 의장을 맡아 당을 이끈 바 있다. ‘변화’와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유성엽(3선)·최경환(초선) 의원을 누르고 무게감 있는 중진의원인 정 대표가 당선된 것은, 6·13 지방선거 참패 뒤 정당 지지율 1%대에 머문 평화당의 인지도를 높이고, 더 강한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당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평화당 지도부 선출은 전 당원 ‘1인2표제’ 투표(90%)와 국민 여론조사(1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동영 체제의 첫 과제는 선거제도 개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평화당의 존재 이유는 선거제도 개혁”이라며 “국회의원 299명이 모두 기득권의 대표인 현재의 국회를 뜯어고치지 않으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과의 협치 역시 선거제도 개혁을 고리로 삼아야 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정 대표는 “(여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받아들이면 뭐든지 (여당의 제안을) 200% 받아들일 것이고,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한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민생 현안을 놓고는 “정의당보다 더 정의로운” 개혁정당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클릭’을 지켜보고 있지 않겠다. (민주당이) 초심을 지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농민과 노동자 곁으로, 630만 자영업자 곁으로 우리는 달려가야 한다. 그것이 평화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의미에서 정 대표 등 평화당 신임 지도부는 6일 부산 한진중공업을 찾아 첫 최고위원회의를 현장에서 열고, 이후 고 김주중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분향소가 있는 서울 대한문을 찾을 계획이다.
대표·최고위원을 통합 선출한 이날 선거에서 2~5위에 오른 유성엽 의원과 최경환 의원, 허영 인천시당위원장, 민영삼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청년위원장에는 서진희 전 대전시당위원장이 당선됐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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