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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축하”…4당의 메시지는 조금씩 달랐다

등록 2018-08-05 21:05수정 2018-08-06 11:15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제1야당 한국당 “독주 견제하자” 여당 ‘디스’ 초점
여당 민주당은 “협치” 또 “협치”…개혁입법 촉구
‘직전 식구’ 정의당 “노동현장 방문 계획 환영”
‘옛 식구’ 바른미래는 가장 짧은 논평 내
민주평화당 당대표로 선출된 정동영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평화당 당대표로 선출된 정동영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평화당의 새 당대표로 4선 정동영 의원이 선출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정의당 등 야당은 일제히 논평을 냈다. 기본적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지만 구체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묘하게 다른 점들이 읽힌다. 각 당이 처한 상황, 중시 여기는 사안이 다 다른 영향이다.

■ 자유한국당

오늘 민주평화당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에 당선된 정동영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야당으로서 함께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담은 개헌을 추진함에 있어서 국민의 뜻을 함께 담아내는 진정한 협력을 기대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한 경제파탄과 지지부진한 북한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민주평화당을 비롯한 야당이 함께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정책의 대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협력해나갈 것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당대표와 지도부의 선출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건승을 기원한다.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윤 영 석

한국당의 관심은 평화당보단 민주당에 쏠려있는 듯 하다. ‘축하한다’는 첫 줄을 제외하곤 사실상 여당에 대한 ‘디스’로 논평이 채워져 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협력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한 경제파탄과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정부 여당을 견제”하는 데 협력하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하지만 평화당은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주로 민주당과 궤를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새 대표가 된 정동영 의원은 노무현 정부때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며 자타가 인정하는 햇볕정책 계승자다. 한국당과 뜻을 같이 하기 보단 민주당과 협력할 일이 더 많아 보인다. 그리고 의석 구성을 볼 때 평화당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299명의 의원 가운데 민주당 129석과 정의당 5석, 호남 무소속 2석, 민중당 1석을 합하면 137석이 되는데, 평화당 14석이 가세하면 151석으로 절반을 넘어선다. “함께 견제하자”는 한국당의 이날 논평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은근히 녹아 있다.

■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신임 대표와 새로운 지도부의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동영 새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민주평화당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며, 상생과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 한반도 평화와 민생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주길 당부 드린다.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담아 낼 수 있는 발전적 협치를 기대한다.

협치를 통한 감동의 정치로 국민 여러분께 화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출발하는 새 지도부가 오로지 국민을 위하는 정치로 당면한 과제를 현명하게 풀어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

민주당은 평화당을 향해 “협치”를 강조했다. 5줄 짜리 논평에 ‘협치’가 3번 등장한다. “상생과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 한반도 평화와 민생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장서주길 당부드린다”, “발전적 협치를 기대한다”, “협치를 통한 감동의 정치로 국민께 화답할 수 있길 고대한다” 등이다. 개혁 입법과 대북 정책 등에서 협조해달라는 목소리가 줄마다 녹아 있다. 실제 평화당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입법에서 ‘개혁 벨트’가 구성될 수도 있다. 단 평화당은 선거제도 개혁 등 자신들의 중점 현안을 논의 협조의 전제 사항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다소 추상적으로 여겨졌던 ‘협치’는 최근 청와대가 “협치내각 구성이 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뒤 여의도에서 최대 화두가 됐다.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이 협치내각의 장관 후보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사자들은 설익은 논의라며 부인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 협치의 구체화 방안을 둘러싼 논의는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 협약식이 열렸을 때의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 4월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정의당 공동교섭단체 협약식이 열렸을 때의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 정의당

민주평화당 새 대표에 정동영 의원이 선출되었다. 우선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깊은 관록과 풍부한 경험으로 민주평화당을 우리 정치의 단단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 시키리라 전망한다.

정 신임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힘없고 돈없는 약자의 편에 서기 위해 현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적극 동감한다. 정 신임대표가 그같은 길에 나선다면 우리당 역시 힘을 보태지 않을 이유가 없다.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기대한다.

우리당과 민주평화당은 원내의 누구보다도 서로의 정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정당일 것이다. 지금까지 구축돼온 신뢰를 정 신임대표께서 잘 이어나가 주실 것이라 믿는다.

정의당 대변인 최석

정의당은 평화당의 ‘식구’라고 할 수 있다. 평화당 14석과 정의당 6석이 합해 교섭단체 기준(20석)을 넘기며 공동교섭단체를 이뤘으나, 고 노회찬 의원의 죽음으로 다시 갈라서게 됐다. 하지만 두 당은 진보·개혁 노선에서 앞으로도 발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당선된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6일 첫 최고위원회 회의를 부산 한진중공업 현장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의도를 벗어나야 한다.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7년 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는 노회찬 의원과 정동영이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후 고 김주중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분향소가 있는 서울 대한문을 찾을 계획이다.

정의당은 이날 논평에서 “정 신임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힘없고 돈없는 약자의 편에 서기 위해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며 “적극 동감한다”고 강조했다.

■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선출을 축하한다.

시대적 과제인 개헌 및 민심그대로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민주평화당과의 협력을 기대한다.

아울러 갈수록 어려운 민생과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할 정당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동영 대표의 선출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건승을 기원한다.

바른미래당 대변인 김철근

바른미래당은 평화당과 뿌리가 같다. 국민의당 38석에서 시작했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지난 2월 쪼개졌다. 창당 멤버인 ‘안철수-박지원’은 서로 욕하며 헤어진 사이가 됐다. 통합 추진을 위한 당무위 회의때는 양 쪽의 몸싸움까지 벌어지며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금은 사이가 좋을리가 없다. 이날 바른미래당의 논평은 다른 세 당에 비해 가장 짧았다. 같은 소규모 정당으로서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 협력”하자는 대목 외에 크게 눈에 띄는 내용은 없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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