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파인과 일반 회계 분리” 한국당 사립유치원법 후퇴

29일 사립유치원 법안 발표
정부 보조금은 국가회계로
학부모 분담금은 일반 회계로
회계 투명화에 역행 논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조승래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자유한국당이 29일 사립유치원 관련 정부 보조금과 학부모 지원금을 구분해 회계 관리를 하자는 주장을 담은 자체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자체 법안을 내겠다며 이른바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심사까지 막으며 뒤늦게 내놓는 법안인데, 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와 거리가 먼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한표 의원은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9일 오전에 유치원 관련 자체 법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애초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이전에 자체 법안을 내놓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과 함께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자체 법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며 다시 법안소위 심사를 미뤘다.

자유한국당이 내놓을 사립유치원 관련법은 유치원에 지급되는 국가의 보조금이나 지원금은 정부의 국가회계시스템(에듀파인)으로 관리하고, 학부모 분담금은 일반회계시스템을 이용하는 ‘분리 회계 방식’ 도입이 핵심이다. 학부모 분담금은 유치원 자체의 별도 회계로 관리하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회계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지 않는 것을 두고 회계 투명성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등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근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러한 ‘이중 회계 시스템’이 현행 회계시스템에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분리회계시스템이 현재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마침 정부가 사립유치원 전용 에듀파인을 개발하겠다고 하니 그때 (분리회계식)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국가가 사립유치원의 시설사용료를 지원하는 것을 법안에 담기로 했다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주장하는 ‘사유재산 보호’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우려가 높아 빼기로 했다. 대신 시설보수 명목으로 일부 운영비를 보전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학교법에 준용해 시설 보수·충당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비용을 보전해주겠다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상 비영리시설로서 이미 과세 혜택을 받는 사립유치원이 ‘임대료’나 ‘시설이용료’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종의 ‘변형 지원’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서영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