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뒤 밝혀
손학규·이정미는 단식농성 지속
바른미래 의원들도 하루 2명씩 24시간 단식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한겨레> 자료사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을 외치며 단식한 지 일주일을 맞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동의한다며 내년 1월 중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합의안을 마련해 2월 임시국회에서 의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하루 2명의 의원이 손 대표와 함께 24시간 릴레이 단식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뒤 “민주당은 그동안 여야가 논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 방향에 동의하며 하루빨리 여야 5당이 이 기본 방향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올해 말 끝나는) 정개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고 2019년 1월 중에 특위 안에서 선거제도 개혁안에 합의한 뒤 이를 2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의결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며 “여야 5당의 합의를 위해서는 특히 자유한국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유한국당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면서 새로 구성된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와도 적극 협의할 계획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이런 결정을 내놓았지만,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한국당까지 포함한 거대 양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도 개혁에 당의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손학규 대표의 단식과 더불어 의원들도 하루 2명씩 24시간 릴레이 단식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가장 먼저 김관영 원내대표가 동조 단식에 돌입할 것”이라며 “단식을 풀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제도 개혁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한다면 어떤 형태인지, 의원총회를 통해 시한을 정하고 각 당의 결의를 모아왔을 때에야 실천적 담보력을 갖는다”고 촉구했다.
유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제안한 선거제도 개편 기본안에 대해 공식 논의조차 없다가, 이 문제가 국민 관심을 끌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에 비판 목소리가 커지니 모호한 말로 빠져나가려고 한다.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날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전날 선출된 나경원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게 “첫 임무는 12월 임시국회 소집이 돼야 한다. 이른 시일 안에 당내 토론을 거쳐 민심과 일치하는 선거제도로 결론을 도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하며 지난 6일 오후부터 일주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손 대표도 이날 의총에 참석했다. 많이 부은 얼굴이었지만 밝은 표정으로 의원들을 격려했다. 손 대표는 “다산(정약용)이 강진에 처음 유배됐을 때 마음, 생각과 용모, 언어, 행동을 바르게 한다던 ‘사의재’의 자세를 생각하고 있다. 몸이 허락하는 대로 자유롭고 편안한 자세로 임하겠지만 (내)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무한정 끌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자유한국당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송경화 김미나 기자 freehwa@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