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버닝썬 사건 관련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서울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역량을 투입해 범죄와 불법을 조장하는 반사회적 풍토를 철저히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버닝썬’ 관련 보고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민 청장은 “강남클럽뿐만 아니라 전국단위의 유사업체에 대해서도 마약, 성폭력, 불법 동영상 촬영 유포, 경찰관 유착 의혹 부분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전방위 수사를 진행하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조리 행위를 발본색원하겠다”고 했다. 민 청장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6년 방송인 정준영씨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 의혹을 수사한 경찰관이 정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데이터 복원‘이 불가능하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했다는 의혹을 추궁하자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담당수사관 설명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그 부분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성매매 알선 혐의 등으로 입건된 가수 승리가 오는 25일 군에 입대하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승리가 군대에 입대하면 국방부랑 협의해서 공조수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절차와 시간상으로 지금보다는 조금 번잡함이 생기겠지만, 수사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경찰수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민 청장 스스로도 경찰 유착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했는데 이 사건에 대해 온 국민이 공분하고 있다”며 “전날 (기자간담회도) 보니까 기자 브리핑하면서 국민에게 한마디 사과표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도 “버닝썬 관련된 제보자가 경찰수사를 믿을 수 없다고 해서 권익위원회에 제보했고, 권익위는 제보자의 의구심이 타당하다는 견해로 지난 11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사대상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김한정 의원도 “민 청장은 철저한 수사를 얘기하지만, 버닝썬 사건의 최초 발단은 지난해 11월24일이다. 단순폭행으로 시작한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영화에서 보는 폭행, 성폭행, 경찰 의혹까지 ‘종합비리‘가 됐다. 경찰이 계속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이 따갑지 않느냐”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