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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권심판” vs “그럼 난 빠질래”…황교안-이해찬 ‘치열한 수싸움’

등록 2019-03-29 10:48수정 2019-03-29 17:16

정치BAR_이경미의 여의도 죽비_4·3 보선에서 나타난 두 당대표 선거전략

한국당, 일찌감치 ‘정권심판’ 내세워 올인
정의당 “이번 선거는 노회찬과 황교안 싸움”
민주당, ‘창원성산’ 양보로 ‘정권심판 프레임’ 약화
타깃 잃은 한국당, ‘안방’ 통영·고성도 안심 못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자유한국당 경상남도당에서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 통영·고성 정점식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미경 최고위원, 강기윤 후보, 황 대표, 정점식 후보, 나경원 원내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1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자유한국당 경상남도당에서 4·3 보궐선거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 통영·고성 정점식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한 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미경 최고위원, 강기윤 후보, 황 대표, 정점식 후보, 나경원 원내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연합뉴스

4·3 보궐선거 운동이 후반부로 진입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수 싸움’에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권심판론으로 선거에 올인하는 동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의당에 후보를 양보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경남 2석(창원성산, 통영·고성)이 걸린 이번 선거에서 두 당 대표의 대조적인 선거전략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보궐선거를 치르느라 창원에 작은 방을 구하고 통영·고성을 오가고 있다. 이곳 지역 경제 실상은 참담하다. 아파트·상가가 비어가고, 기업이 문을 닫고, 실업자가 늘어난다”며 “이 정부는 민생을 완전히 방치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승리가 민생 회복의 첫걸음이라 믿고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황 대표는 전날에는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우리가 문 정권 경제실정백서를 만드는 이유는 단순 비판을 넘어 이 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4·3 보궐선거는 황 대표가 정치무대에 오른 뒤 치르는 첫 시험이다. 황 대표는 사활을 건 듯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 ‘경제 무능’이라고 공격하며 “정권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원전업체들이 밀집한 창원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연일 비판한다. 하지만 정작 창원성산에는 한국당이 공격포인트로 삼은 여당 후보가 없다. 권민호 민주당 후보는 지난 25일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겨룬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서 밀려 사퇴했다. ‘민주당 대 한국당’ 싸움이 아니라 ‘한국당 대 정의당’ 구도가 됐다. 외형적으로 보면 한국당의 핵심 선거전략이었던 ‘정권심판론’의 타깃이 사라져 맥이 좀 빠진 상황이다.

반면 후보 단일화로 판을 새로 짠 정의당은 ‘노회찬 대 황교안’의 대결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단일화 직후 “창원성산은 노회찬 대 황교안의 싸움으로 변하고 있다. 절대 질 수도, 져서도 안 되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실제 단일화 이후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면서 한국당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창원성산 선거를 대하는 정부·여당의 속내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대표는 선거운동 전 창원과 통영을 찾은 게 전부였고, 이번 주말 한차례 더 방문하는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가 한국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 프레임에 엮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두 지역이 애초 민주당 의석도 아니어서 이번 선거의 승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말대로 “민주당이 창원을 버린” 셈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정의당과 단일화는 명분도 챙기고 선거와 거리를 둘 수 있는 좋은 카드였다.

급해진 쪽은 한국당이다. 당초 한국당은 ‘정권심판론’이 유권자들에게 먹힐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당 한 의원은 “보궐선거는 지지자를 투표소로 얼마나 끌어내는가 하는 싸움이다. 정부의 경제 무능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정권심판 프레임이 약해지면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데 그만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정부·여당의 지원을 토대로 한 ‘지역발전론’을 내세우며 정권심판론을 희석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올해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지난달 창원에서 했고, 지난 13일엔 부산·울산을 찾아 경남 지역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런 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애초 한국당 지역구였던 통영·고성 보궐선거에서도 한국당은 ‘이겨야 본전’인 싸움을 힘겹게 끌어나가고 있다. 애초 ‘원사이드 게임’일 수 있다는 전망을 깨고 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한국당 정점식 후보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황교안 대표 최측근이다. 황 대표가 원내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 후보의 당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창원성산이야 원래 정의당 의석이기 때문에 진다고 해서 황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하지만 통영·고성은 당이나 황 대표 개인적으로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지역이다. 황 대표도 통영·고성에 더욱 공을 들인다”고 전했다. ‘정치 초보’ 황 대표가 ‘노련한’ 이해찬 대표를 상대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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