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왼쪽부터), 노웅래, 김태년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교류협력의 전망: 백천 조세형 선생 10주기 정학토론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원내사령탑 세 후보 전화인터뷰
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아 집권여당의 원내 전략을 총괄할 새 사령탑이 8일 선출된다. 이번에 뽑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설득해 국정과제를 입법화하면서 내년 4월에 치를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된다. 기호 1번 이인영, 2번 노웅래, 3번 김태년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선거를 사흘 앞둔 5일, 세 후보는 유권자인 의원 128명의 표를 한 표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분주한 휴일을 보냈다.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며 경색된 국회 정상화 해법과 총선 승리 전략과 관련해 각 후보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국회 정상화·선거 최고 열쇠는 민생” 기호 1번 이인영 의원
민생경제 회복 논의하며
한국당과 허심탄회 대화
주류·비주류 묶어낼 적임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다.” 기호 1번 이인영 후보(55·3선)는 경색된 정국을 풀어낼 해법과 내년 총선 승리 전략으로 모두 ‘민생’을 열쇳말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민생보다 더 좋은 국회 정상화 명분은 없다. 우선은 민생경제 회복 논의를 통해 국회를 정상화하고 그 다음에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했다. 민생경제 회복과 관련해선 강원도 산불과 포항 지진 피해주민 지원·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경, 자영업자·중소기업·청년 등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 현안을 두고 여야가 대화·경쟁함으로써 국회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른 자유한국당의 반발에 대해선 “당장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민생을 고리로 국회를 정상화한 뒤 국회 경색의 원인이 된 패스트트랙 법안 내용에 대해 어디까지 의견을 좁힐 수 있는지를 서로 확인해가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내년 총선 전략과 관련해서도 ‘민생’을 앞세웠다. 그는 “총선이 야당 의도대로 ‘문재인 심판 선거’로 흘러가지 않게 하려면 정부·여당이 민생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먼저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낡은 이미지를 깨고 한국당과의 혁신경쟁에서 앞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묻자 “주류와 비주류를 다 아우르면서 통합된 당내 질서를 만들어낼 적임자”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후보는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당 지도부가 공정성과 균형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총선 공천에서의 편파성 시비가 원천 차단돼 단결력에서 다른 당에 견줘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당청 관계에 대해선 “선거는 당과 후보가 치르는 것이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당이 주도하고 정부와 청와대가 뒷받침하는 시스템으로 역할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계파 없어 유연성 소통으로 당 쇄신” 기호 2번 노웅래 의원
개방적 인물 선택해야 희망
선거 국면에서 청와대에
당 목소리 내는 것 주저 안돼 “민주당에 가장 절실한 것은 소통이다. 소통하지 않으면 혁신도 승리도 불가능하다.” 기호 2번 노웅래(62·3선) 후보는 정국 경색의 원인이 ‘대화 부재’에 있다며 “경청하고 설득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자신이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데다 오랜 기자 생활을 통해 갈고닦은 유연성과 친화력이 민주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최적의 자질이라는 것이다. 그는 “배타적이거나 폐쇄적인 사람이 아니라 개방적인 인물이 나서야 국민들께 민주당이 ‘희망 있는 당’이라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며 확실한 계파 기반이 없는 것은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자신의 강점으로 꼽은 것도 ‘소통 능력’이었다. 노 후보는 <매일경제>와 <문화방송>(MBC)에서 2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2004년 17대 국회에 입성할 당시엔 국회의원으로는 드물게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명함에 넣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노 후보는 “나는 기본적으로 ‘말이 통하는 사람’이다. 장외투쟁을 벌이는 자유한국당도 국회로 들어오게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정책 유연성’도 강조했다. 노 후보는 “민주당이 개혁을 하면서 ‘우리만 옳다’는 태도를 취해 비판을 받았는데, 외연을 확대하려면 인물·정책 모두 유연해져야 한다. 21대 총선 승리 역시 유연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가 ‘유연한 변화’가 필요한 정책으로 꼽은 것은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은 ‘정부안’에 가깝지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법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개혁 동력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당청 관계에서 이견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선거 국면이다. 선거를 치르고 그 결과에 책임져야 하는 당이라면 자기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한겨레티브이 화면 갈무리
“국민 체감할 성과 내가 즉시전력감” 기호 3번 김태년 의원
현 정부 국정과제 마련 참여와
당정청 협상 등 풍부한 경험
당선 즉시 나경원 대표 만날 것 “나는 ‘즉시전력감’이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마련과 시행, 당정청 조율, 국회 협상, 모두 내가 관여해온 일이다.” 기호 3번 김태년(55·3선) 후보는 자신을 축구·야구 등에서 경기 전체를 조망하며 전술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베테랑 키플레이어’에 비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정권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부위원장을 지냈고,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이런 경력을 언급하며 김 후보는 “집권 3년차로 총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지금은, 우리가 설계해놓은 정책과정을 잘 이행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때”라며 자신이 여당 원내대표로서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경색된 국회를 풀어나갈 해법과 관련해선 “국회가 늘 격하게 대치하다가도 일정 시점이 되면 대화하고 협상을 시작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격앙돼 장외로 나가 있지만, 국민들이 장외에 오래 머무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는 추경, 탄력근로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쌓여 있는 현안이 너무 많다.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바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국회 정상화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국민의 뇌리에 ‘미래 지향 세력’으로 각인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내년 총선은 역사를 왜곡하고 정부 발목잡기로 일관하는 과거 회귀 세력과 미래로 나아가려는 세력 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의 성과를 내며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당청 관계에 대해 김 후보는 “정책위의장으로 재임하면서 당정청 관계를 시스템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고위 당정청뿐 아니라 정책위·상임위 차원의 당정청까지 정례화되는 등 시스템적으로 대단히 안정돼 있다. 원내대표가 되면 이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고 활발하게 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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