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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인영 “경청의 협치”…나경원 “패트 국민 위한 건지 생각해야”

등록 2019-05-09 18:58수정 2019-05-09 19:50

이 원내대표 취임 인사차 나 원내대표 예방
나 “국민 위한 국회 되면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 될 수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신임 인사차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신임 인사차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치·사법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뒤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원내사령탑이 만났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취임인사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무실을 9일 예방한 것이다. 두 원내대표의 만남을 계기로 경색된 국회가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를 맞아 “국민 말씀 잘 듣고 하시면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면적과 폭이 넓어질거라고 생각했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 원내대표는 “‘경청의 협치’부터 시작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곧바로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이 원내대표는 “(강원도) 산불, (포항) 지진 등 국회가 반드시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어떤 복안을 가지고 계시는지 경청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빠르게 민생을 챙기는 국회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면 좋겠다. 5·18도 다가오는데 우리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런 점들도 좀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제가 그동안은 형님(홍영표 전 원내대표)을 모시고 여야 협상을 했는데 이제 동생이 나타나셨으니,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누는 예쁜 누나’가 될 수 있다”라며 받아넘겼다. 비공개회동 때는 웃음소리가 문 밖에서 들릴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가) 말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제가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는 건 아니시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문제도 언급됐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을 태운 두 가지 제도(정치·사법 개혁법안)에 대해서도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냐를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오늘 한번 만나고 한꺼번에 다 해결하시려고 하시지 말라”고 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가 “어떻게 첫술에 배 부르겠습니까?”라고 말했고, 나 원내대표는 “논의하고 같이 지혜를 모아보자”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가) 우리 얘기를 듣겠다고 하니 더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더 깊게 얘기해보려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이날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조속히 국회로 들어오게 하려면 선거법에 개헌 논의를 병행해 협상 테이블로 오게 해야 한다. 민주당이 통 큰 결단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아서 부담되고, 선배들 의견을 구하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 보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도 “대통령 말씀은 안 옮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김규남 이지혜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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