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인 윤호중 의원(56·3선)이 1980년 합동수사본부 진술서와 관련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공방을 벌이는 것을 두고 내년 총선을 고려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11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나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 체제에서 내년 총선이 치러진다”며 “(심 의원이) 존재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시 동안을에 “도전자가 많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지금 심 의원은 신군부의 강요·고문에 의해 작성한 자술서를 가지고 유 이사장 등을 공격한다 ‘나도 너 하고 똑같다’는 식으로 공격하는 것”이라며 “심 의원은 당시 공판 기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법정에서 증언은 했지만 재판부가 중요한 증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새로운 허위사실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작 심 의원의 증언 때문에 사형 언도까지 받았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실 때 ‘심 의원을 그렇게 만든 신군부가 나쁘다’고 했지 단 한 번도 심 의원을 미워한 적이 없다”면서 “이 분(심 의원)만 혼자 1980년 신군부 법정에 증언하던 때의 기억에 묶여 있다. 신군부가 개인에 가한 폭력의 결과로 트라우마를 앓고 있다. 빨리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윤 의원은 1980년 상황도 잘 모르는 81학번으로 1984년 서울대 민간인 프락치 사건 때 유시민과 공범이었다는 것 때문에 유시민 두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윤 의원의 주장과 달리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전 재판기록은 현재 국가기관 등 3곳에서 보관 중”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판결문에는 유죄판결의 핵심 증인으로 유시민 외 49명의 이름이 나오고 그 중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 6명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며 “김대중 사형·유죄의 증인은 최측근 7명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료가 없다고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심 의원은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39년 전인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전두환의 신군부 세력에 저항하며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합동수사본부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 이사장이 합수부 조사에서 운동권 내부 동향을 자백해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곤경에 처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당시 진술서를 공개한 것이다.
이에 윤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 의원을 ‘S형’이라고 부르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사건’ 유죄판결에 있어서 핵심 법정증언이 바로 형의 증언임이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어찌 형만 부정하시느냐”고 심 의원을 비판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1980년 신군부 세력이 김 전 대통령과 고 문익환 목사,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 등 민주화 운동가 20여명을 북한 사주로 광주 민주화운동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한 일을 말한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유죄판결을 받고 사형을 언도받았고, 24년 만인 2004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 심 의원은 당시 신군부 쪽 군 검찰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사 왔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