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 주재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5월 안으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장외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을 국회로 이끌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주일째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의 ‘5당 협의 이후 일대일 대화’ 제안도 거부했다.
13일 낮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표는 국회 사랑재에서 월례 오찬모임 ‘초월회’를 열어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황 대표가 5당 대표 모임에서 소통할 건 소통하고 투쟁할 건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12일 저녁 비공개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다만 한국당의 완강한 태도 탓에 협상 카드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 원내대표가 제안한 ‘교섭단체만 참석하는 3당 대화’는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이 역시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 등 수용 불가능한 조건이 붙어 있어 돌파구가 되기 어렵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패스트트랙 관련 고소·고발 취하’도 여당 내 분위기가 강경해 꺼내 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여권에서는 한국당과의 본격 물밑 협상이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15일 이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한국당 지도부는 강경하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 5당 상설협의체 논의 뒤 일대일 회담’을 거부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청와대 제안은 일대일 회담이라는 빠른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가려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 내부에도 장기간 장외투쟁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생기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경북 포항, 강원 등 재해로 추경이 시급한 지역 민심이 나빠질 수 있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우려도 크다. 나 원내대표도 이날 강원 고성군에서 열린 산불 피해 간담회에서 “추경 심사 과정에서 실질적인 재해복구보상비를 확대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장외투쟁이 황 대표의 ‘대선 행보’가 된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가 존재감 발휘를 위해 국회 복귀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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