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제5기 전국동시 당직 선거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심상정 의원(왼쪽)과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에스비에스>(SBS) 사옥에서 1차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일 오후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SBS) 녹화장에서 열린 정의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와 양경규 후보가 당 정체성과 노선을 두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심 후보는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강조하는 ‘정치적 현실주의’, 양 후보는 이념·정책적 차별성을 앞세우는 ‘진보 원칙주의’를 내세우며 양보 없는 논쟁을 이어갔다.
70여분간 이어진 토론에서 심 후보는 추상적 이념이나 구호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 후보는 “정의당에게 선명한 이념을 내세우는 것과 정책 실현을 위해 강한 정당으로 성장하는 것, 두 갈래 길이 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에게 이념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정책적으로 유능하고 정치적으로 더 책임지는 미래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당은 현실주의자 정당이라는 점이 당원 강령에도 확고히 드러나 있다”며 “지지 기반을 확대해 300만 지지자와 함께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노동정치연대 대표를 지낸 양 후보는 ‘민주사회주의’라는 가치의 선명성을 내세우며 심 후보의 ‘실용 노선’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국민은 민주당과 정의당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을 것”이라며 “부동산 문제 같은 경우도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1가구 1주택’ 같은 근본 원칙을 세워 과감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은 색깔이 비슷한 두 정당이 있으면 더 힘있는 정당에 투표한다”며 노선·정책에서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 현안에서도 두 후보는 첨예한 공방을 이어갔다. 심 후보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 선거개혁을 추진해왔다”며 현실정치에서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러자 양 후보는 “그래서 민주당에게 배신당하지 않았느냐”며 역공을 펼쳤다.
정의당은 오는 3일 0시5분 문화방송(MBC) <백분토론>과 6일 오전 9시10분 엠비엔(MBN) <뉴스와이드>에서 후보자 토론회를 두차례 더 진행한다. 투표는 8∼13일 실시되며 결과는 13일 투표 종료 뒤 발표된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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